지난 6월 초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25%까지 전격 인하했다. 이로써 지난해 3월 처음 1% 대로 진입한 이후 시작된 초저금리 기조는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고령화는 재산 형성과 노후 준비가 절실한 우리 국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걱정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들의 자산관리와 노후 대비 수준은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국민들이 금융자산 투자 시 선호하는 운용 방법으로 예금 투자가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자산관리 방식은 매우 단순하고 편향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후 준비에서도 우리 국민 가운데 노후 준비가 잘된 가구는 8.8%에 불과한 반면에 잘돼 있지 않거나 전혀 준비가 안 된 가구가 55% 이상으로 노후 준비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개인의 라이프사이클을 반영한 자산관리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개인별 맞춤형 자산관리에서 우리 국민들이 초저금리·고령화 시대 파고를 극복할 수 있는 해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까지 자산관리는 고액 자산가 중심의 제한된 형태로 이뤄져 왔다. 이에 따라서 일반 국민에게 자산관리는 여전히 친숙하지 않은 분야로 인식돼 온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 발달은 금융의 핵심 기능과 결합해 자산관리 분야에 혁신을 가져오고, 일반 국민도 손쉽게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의 대중화를 선도할 것이다.
이미 금융 시장에는 온라인과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하는 자산관리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대표 사례가 온라인과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고도화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통해 인간 프라이빗뱅커(PB) 대신 모바일기기나 PC를 통해 포트폴리오 관리를 수행하는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저렴한 비용, 낮은 투자금액, 쉬운 접근성 등으로 자산관리 서비스 대중화를 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온라인을 통한 계약 체결 허용 등 관련 규제가 개선된다면 자산관리 서비스의 문턱을 낮출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제도 도입과 디지털 기술의 결합 또한 자산관리 서비스의 혁신을 이끌 것이다. 우선 올해 하반기에는 소비자 입장에서 공정한 자문 서비스를 전문으로 제공해 줄 수 있는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 플랫폼 기술과 결합, 자문과 금융상품의 구매가 온라인상에서 한 번에 가능한 원스톱 자산관리 서비스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일반 국민의 자산관리 편의성은 한층 더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표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에서 사회보장제도의 완벽한 실시를 주장하며 내세운 슬로건이다.
이는 과거 개인의 일생에서 정부 역할을 강조한 표현이지만 이제는 금융산업, 특히 자산관리 분야의 역할을 강조하는데 가장 적합한 표현으로 자리잡고 있다.
디지털 기술 발전이 가져올 자산관리의 혁신을 통해 일반 국민들도 각자의 금융목표 달성을 위해 전문가에게 자문할 수 있는 국민 자산관리 시대가 곧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우리 국민들이 초저금리·고령화 시대가 가져올 문제점을 극복하고 더욱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성인모 금융투자협회 WM서비스본부장 sungim@kofi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