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영국, EU `잔류` `탈퇴` 여론 비등

지난 16일 유럽연합(EU) 잔류를 지지한 조 콕스 노동당 하원의원 피살로 영국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콕스 의원 피살 전에는 브렉시트 여론이 우세했다. 이민자로 인해 영국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브렉시트 찬성론이 앞섰다. 그러나 콕스 의원 피살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각국의 경고와 우려가 높아졌다. 잔류 여론이 탄력을 받아 탈퇴 여론과 비등할 정도로 올라왔다.

2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5∼18일 최신 여론조사 7건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EU 잔류와 탈퇴 지지율은 각각 44%로 같다. 영국 싱크탱크 `영국이 생각하는 것`이 10∼18일 6건 여론조사를 취합한 자료에서도 브렉시트 찬성과 반대가 각각 50%로 같다.

최근 며칠 새 브렉시트 반대 여론이 껑충 뛴 것으로 조사된 만큼 여론이 역전됐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10∼15일 나온 여론조사 결과 13건 가운데 9건에서 브렉시트 찬성이 앞섰으나 16∼19일 여론조사 4건 가운데에선 잔류 2건에 탈퇴와 동률이 각 1건이었고, 20일 나온 최신 조사 3건 가운데에선 2건이 잔류 우위였다.

영국 최대 베팅업체인 베트페어는 국민투표 결과가 EU 잔류로 나올 가능성을 17일 60∼67%에서 20일 75%까지 끌어올렸다.

금융시장도 EU 잔류 결과를 점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 환율은 20일 장중 한때 8년 만에 최대 폭인 2% 급등해 파운드당 1.47달러를 넘어서는 등 강세를 보였다. 영국 경제의 바로미터인 파운드화 가치는 이달 들어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면서 급락했다가 잔류 진영이 힘을 얻으면서 반등했다.

영국 정부의 브렉시트 잔류 설득도 이어지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21일 TV 중계 연설에서 “나와 같은 세대와 그 윗세대에 직접 말하고 싶다. 자손의 희망에 대해 생각해 달라. 그들은 우리가 한 선택을 무효로 할 수 없다. 돌이킬 수 없다”며 탈퇴 지지 비중이 높은 50대 이상층을 향해 호소했다.

브렉시트 투표는 23일 오전 7시에 시작돼 오후 10시에 끝난다. 투표 마감 이후 곧바로 개표가 시작된다. 개표는 24일 오전 7시(한국시간 24일 오후 2시)께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