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경제와 환경,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

[월요논단]경제와 환경,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모터스가 창립 13년에 불과한 젊은 기업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역사가 100년이 넘는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테슬라. 수요가 없다며 전기차를 외면하던 자동차 회사와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가솔린·디젤 모델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들어 냈고, 이는 잠재돼 있던 사람들의 수요를 폭발시켰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등은 더 이상 그저 `좋은 정책`, 나와는 거리가 먼 일부만의 얘기가 아니다. 지금 세계는 기후변화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화석연료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환경이라는 테마는 우리 모두가 직면한 과제로,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는 시급한 과제다. 제주도는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기차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신재생·친환경 에너지 공급을 늘려서 `탄소 제로섬` 만들기에 도전하고 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제주는 `2030 카본 프리 아일랜드`를 목표로 2030년까지 탄소 없는 섬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실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기차 보급, 에코타운 조성, 풍력·태양광 발전 등 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세계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 3관왕과 람사르습지 및 세계농업유산 등 세계 환경 가치를 인정받은 `보물섬` 제주도는 `카본 프리`의 적격지다. 전 세계가 탄소 줄이기에 안간힘을 쓸 때 제주도는 테스트베드인 동시에 방향성을 제시해 줄 지표인 셈이다.

올해 제주는 전국의 전기차 공급 물량의 50%인 4000대를 공급하게 된다. 올해 공급 계획을 비롯해 계획대로 전기차가 확대 보급되기까지는 배터리 충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충전 인프라 확대를 비롯해 공동주택 충전기 구축 문제 해결, 전기차 구매자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 지원 등 전기차 확산 정책으로 구매를 유도해야 한다. 특히 기존의 구매자에게는 일정 기간 이후 배터리 교체 등 부담을 줄여 주는 방향으로 구매 욕구를 높여야 한다.

전기차는 신산업의 시드머니(종잣돈)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충전 인프라 수익 모델이 생겨나고, 세계 수준의 전기차 인증센터이자 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해 다양한 신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한다. 연관 산업 또한 무수히 많다. 제주는 단순히 전기차 소비시장뿐만 아니라 생산기지 및 개발 전초기지 등 후방산업까지 계획하고 있다. 3D프린트를 이용한 전기차 조립공장과 전기차 튜닝산업 등 전기차와 관련된 많은 산업이 생겨날 것이다. 국내외의 전기차 관련 인증기관과 세계 유수의 전기차 연구개발(R&D)센터도 유치할 예정이다.

이를 비롯해 해상풍력단지 개발 계획과 글로벌 테스트베드 확장 등 카본 프리 아일랜드 실현을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모든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이를 전기차가 이용하는 그린빅뱅 전략으로 생활과 산업의 대혁신을 꾀한다. 제주의 카본 프리 아일랜드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현재와 비교, 90% 이상 사라지게 된다. 또 일자리 5만개 창출 효과와 연료비 및 탄소배출권 구입비 등 개인, 기업, 정부에 수 십조원의 경제·연관 효과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세계 에너지 시장의 선점까지 가능해진다. 이처럼 경제와 환경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이 바로 `2030 카본 프리 아일랜드`다. 이미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제주가 세계 도시의 롤 모델이 될 날도 머지않았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 wonhappy6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