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리뷰] 유승호가 욕심낼 만한 매력만점 ‘봉이 김선달’

출처 : '봉이 김선달'
출처 : '봉이 김선달'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조선판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이 탄생했다.

영화 ‘봉이 김선달’(감독 박대민)은 조선 최고 사기패가 당대 최고 권력가를 속이기 위해 주인 없는 대동강을 걸고 한 판을 꾸미는 사기극이다.



남다른 지략과 배포를 가진 천재 사기꾼 김선달(유승호 분)과 위장 전문인 보원(고창석 분), 복채 강탈 전문 윤보살(라미란 분), 사기 꿈나무 견이(시우민 분)는 함께 기상천외한 사기 행각을 벌이며 조선 최고의 사기패로 조선 팔도에 명성을 떨친다. 그들은 당대 최고의 권력가 성대련(조재현 분)에게 ‘주인 없는 대동강’을 팔기 위해 인생을 걸고 판을 꾸민다.

네 명의 사기패는 실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내면서 상대와의 케미스트리도 놓치지 않는다. 다만 고창석은 확실하게 활약하지만, 라미란과 시우민의 분량은 아쉽다. 신이 그리 많지 않아 매력적인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쓰이진 못했다.

사기‘패’의 활약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이 영화는 유승호를 위한 작품이다. 유승호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장하며 조선팔도에 있는 사람들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홀리고 다닌다. 특히 유승호는 덥수룩한 수염을 붙인 사냥꾼이 되어도, 왕이 되어도, 심지어 여자가 되어도 자연스럽게 소화해 연기자로서 진짜 ‘변신’을 꾀한다.

특히 유승호는 시나리오 상 잠깐 그림으로 나오는 여장 신을 직접 제안하며 나름대로 긴 신으로 만들어냈다. 코미디에 대한 그의 욕심을 엿볼 수 부분으로, 이런 그의 욕심은 관객들을 제대로 웃긴다.

모두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인 ‘봉이 김선달’의 일화를 바탕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재창조한 것이 이 영화의 최대 강점이다. 이런 사기꾼 캐릭터는 예상했던 대로 ‘검사외전’의 강동원,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캐릭터와 겹쳐 보이고, 심지어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오마주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장면도 나오지만, 익숙함을 감각 있게 그려냈기 때문에 불편함을 주지는 않는다.

특히 ‘봉이 김선달’에는 사극임에도 불구하고 CG가 많이 사용돼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볼만한 오락영화로 탄생했다. ‘해운대’를 연상시키는 대동강물 CG 등이 인상적이다. 7월6일 개봉.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