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섬유 원단 같은 플렉시블 압력센서 개발…"스포츠·헬스케어 활용 기대"

LG이노텍이 섬유 원단 같이 유연한 플렉시블 압력센서를 개발했다. 압력센서는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의 세기를 감지하는 부품이다.

LG이노텍(대표 박종석)은 옷감처럼 넓고 유연한 섬유형 플렉시블 압력센서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두께 1㎜, 넓이가 1㎡인 이 센서는 특수 소재를 사용해 신축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기존 상용화된 압력센서는 동전 모양으로 작고 단단했다. 특정 부분만 압력을 감지하는 포인트 방식이었다. 넓은 면적에서 고른 압력 측정이 어렵고 신체에 닿으면 이물감을 느낄 수 있다.

LG이노텍이 개발한 센서는 전자섬유을 이용해 원단처럼 유연하게 만들었다. 작은 크기로 잘라 쓰거나 여러 장을 붙일 수 있다. 스포츠 의류나 자동차 시트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스포츠 용품에 압력센서를 사용하면 개인 트레이닝 서비스를 혁신할 수 있다. 일례로 골프 장갑에서 그립을 쥐는 압력을 감지하고 신발 속 센서는 몸의 중심 이동을 파악해 자세 교정을 돕는 식이다.

자동차에 적용하면 탑승자 안정성과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자동차 시트의 앉는 자세와 무게, 체형을 파악해 시트나 에어백의 압력, 높이 등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헬스케어에서는 원격 진료에 활용할 수 있다. 압력센서가 장착된 보조기구를 착용하거나 카펫 위에 올라가면 신체 균형, 행동 패턴 등을 파악해 건강 관리를 돕는다.

센서는 영하 40도~영상 80도 환경에서 240시간 넘게 정상 작동하도록 개발됐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 평균 몸무게(70㎏)인 사람이 센서 위에 10만번을 앉아도 정상 측정되는 내구성이다.

LG이노텍은 관련 특허 13건을 출원하고 연내 상용화할 방침이다.

김창환 LG이노텍 연구개발센터장은 “센서 혁신은 가전,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삶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관련 소재·부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BBC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압력센서 시장은 2014년 약 115억달러에서 2019년 약 163억달러로 연평균 7.2% 성장이 예상된다.

LG이노텍 직원이 섬유형 플렉시블 압력센서를 선보이고 있다(제공: LG이노텍).
LG이노텍 직원이 섬유형 플렉시블 압력센서를 선보이고 있다(제공: LG이노텍).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