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메아리] ‘아침마당’ 이금희 아나운서의 하차가 아쉽다

[엔터온뉴스 유명준 기자] 오랜 시간 시청자들과 만났던 방송 프로그램이 폐지되거나 진행자가 교체된다는 소식은 언제나 씁쓸하다. ‘그’ 프로그램이기에 시청자들은 정해진 시간에 TV 앞에 앉았고, ‘그' 진행자이기에 프로그램을 고정시켜 봤다. 그러나 방송사는 변화 세대교체라는 말을 내세우며, 폐지 혹은 교체를 한다.

KBS1 ‘아침마당’을 18년간 이끌어온 이금희 아나운서가 진행자의 자리에서 내려온다. 누리꾼들의 아쉬움은 댓글에서 묻어나온다. “이금희 아나운서가 ‘아침마당’을 관두는 것은 송해 선생님이 ‘전국노래자랑’을 관두는 것과 같다” “배철수 아저씨가 ‘음악캠프’에서 하차하는 것과 같다” 등의 반응이다.

한 프로그램의 진행을 18년을 봤다면, 방송가에서도 흔한 일은 아니다. 프로그램 자체가 긴 역사를 가질 수는 있어도, 진행자가 그 역사를 오랜 시간 같이 하기에는 드물다. 때문에 이금희 아나운서의 하차에 아쉬운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KBS가 이금희 아나운서를 하차시키고, 엄지인 아나운서를 새 안방마님으로 선정한 것은 세대교체에 의미를 둔 결과라고 한 매체는 전했다. KBS 후배 아나운서에게 길을 열어주자는 논의는 여러 차례 있었다. 이에 공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세대교체와 변화가 필요한 프로그램이 있고, 아닌 프로그램이 있다. ‘아침마당’은 후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송해의 ‘전국노래자랑’이나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항의성 댓글에서 거론된 이유다. ‘아침마당’에서 보여준 이금희 아나운서의 ‘공감’ 능력은 단순한 진행자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딸 같고, 누나 같고, 언니 같은 느낌을 출연자들에게 주면서, 웃고 울고 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일은 쉽지 않다.

후배 아나운서의 길을 열어준다는 말 역시 ‘교체’의 타당성을 부여하긴 어렵다. ‘아침마당’은 트렌드를 따라가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공감하고 어울리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매번 후배 아나운서의 길을 열어준다는 명목으로 수시로 진행자가 교체되는 일이 벌어진다면 프로그램 속에서 드러나야 할 ‘공감’의 지수는 더 급속히 떨어질 수 있다.

“송해 없는 ‘전국노래자랑’은 상상하기 어렵다”라는 인식을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아침마당’의 이금희 아나운서를 더 굳건하게 인식시킬 생각을 KBS는 하지 않았던 것일까. KBS가 조금 더 고민했어야 할 부분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