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리얼리티와 드라마의 색다른 결합으로 주목을 받은 ‘연극이 끝나고 난 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리얼리티는 없고, 드라마만 있었다.
지난 2일 오후 케이블방송 tvN 새 예능프로그램 ‘연극이 끝나고 난 뒤’가 첫 방송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배우 하석진, 윤소희, 안보현, 그룹 걸스데이 유라, 비투비 이민혁의 첫 만남과 프로그램 속 드라마 ‘아이언 레이디’가 전파를 탔다.
배우들은 본격적인 드라마 촬영에 앞서 대본을 받았다. 대본에는 지문만 있을 뿐 대사는 없었고, 출연진들의 개인 전화번호까지 적혀 있었다.
다섯 명은 대본 리딩을 통해 첫 만남을 가진 후 서로를 알아갔다. 특히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드라마 결말이 달라진다는 부분을 흥미롭게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썸탈 것을 다짐했다.
이어 ‘아이언 레이디’ 1회가 방송됐고, 드라마 속 장면 비하인드 스토리와 배우들의 리얼리티가 재개되는 형식으로 첫 방송은 마무리됐다.
그동안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드라마와 리얼리티의 결합이라는 포맷은 신선했다. 훈훈한 비주얼을 가진 배우들의 묘한 썸 기류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덩달아 설레게 했다.
다소 연기가 어색한 배우도 있었지만 ‘아이언 레이디’도 나쁘지 않았다. 20분 남짓한 짧은 분량이기 때문에 늘어지는 부분 없이 전개가 빨랐고,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었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를 기획한 손창우 PD는 지난달 22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사랑하는 연기를 하다가 실제로 결혼까지 골인한 커플들처럼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카메라 뒤 실제 관계는 어떨지, 극 중 러브라인이 현실에서도 이어질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그러나 리얼리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배우들의 러브라인은 작위적이었다. 마치 제작진이 써놓은 각본대로 움직이는 리얼리티를 가장한 한 편의 연극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단순히 상대 여배우가 다른 남자배우와 키스신을 찍는다는 이유로 질투를 하는 모습이나 서로 미묘한 감정이 싹 트고 있는 것처럼 유도하는 편집도 억지스러웠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걸 뻔히 아는 상황에서 배우들이 진심으로 썸 타며 러브라인을 만들기는 한계가 있다.
이들은 앞으로도 ‘아이언 레이디’에서나 리얼리티에서나 똑같이 물고 물리는 오각관계를 형성할 전망이다. 남은 7회 동안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하려면 러브라인을 조장하는 편집과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필요하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