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방송 View] ‘프로듀스 101’과 다른 ‘소년 24’를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

사진: CJ E&M, 라이브웍스컴퍼니
사진: CJ E&M, 라이브웍스컴퍼니

[엔터온뉴스 조정원 기자] Mnet에서 야심차게 ‘소년 24’를 내놨지만, 대중의 관심은 거의 없다. 일반인에 가까운 생소한 출연자들의 무대는 ‘프로듀스 101’을 겪었던 대중들의 기준에 한참 모자라다. 걸그룹보다 높은 충성도를 가지고 있는 보이그룹을 선발하는 과정이지만, 대중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프로듀스 101’의 출연자들은 몇 명을 제외하고는 기획사에 소속돼 있었다. 이미 어느 정도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갖추고 있던 경우였으며, 현재 활동하고 있는 걸그룹에 준하는 인기를 가진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소년 24’의 경우는 이와 반대였다. 소위 말하는 ‘캐릭터’가 없는 상황이다. 독특한 자기소개로 이름을 알렸던 채호철과, 울림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던 이해준, ‘댄싱9’ 참가자이자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출연한 김홍인 등 몇몇을 제외하고는 이름조차 기억하기 힘들다. 방송이 중반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소년들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특히 소년들을 향한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시선을 찾아보기 어렵다. 일정 부분을 보완하면 나아질 거라는 식의 충고에 가깝다. ‘프로듀스 101’에서 선생님들에게 호된 질타를 당하고 눈물을 흘렸던 소녀들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또한 ‘프로듀스 101’에서는 등급을 매기고 ‘센터’를 지키기 위한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이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었다. ‘소년 24’에도 유닛 리더에게 주는 특혜가 있었지만, 엄청난 베네핏을 줬던 ‘프로듀스 101’에 비해서는 미미한 실정이다. 센터를 차지하지 못해도 그저 다음번에 잘 하면 된다는 식의 반응이다.

[ON+방송 View] ‘프로듀스 101’과 다른 ‘소년 24’를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

갈등에서 만들어지는 긴장감과 눈물에서 나오는 극적인 드라마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매특허다. 프로그램 특성상 ‘성장’이 주된 주제기 때문에 갈등과 눈물이 자주 다뤄지지만, 이러한 부분만을 너무 강조해 이제는 피곤함을 안겨준다. 팀원들이 직접 탈락자를 선정하는 방법은 마치 집단 내 ‘왕따’ 분위기를 조성하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소년 24’에서는 ‘프로듀스 101’처럼 악마의 편집이나, 일부 연습생만을 집중해서 보여주는 형평성 논란은 적다. 연습생들을 골고루 비춰주는 이른바 ‘천사 편집’을 보여주지만, 8회라는 짧은 시간 내에 연습생들의 장점을 고루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자극적이지 않는 대신 소년들을 알릴 수 있는 결정적인 한방이 모자란 상황이다.

소년들이 무대에 서고자 했던 열망은 소녀들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소년 24’에 최종 선발된 유닛들은 CJ 상설 전용관에서 1년간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다시 말해 데뷔 시기가 프로그램 방영 후 1년 뒤라는 이야기다. 최종 11인에 선발돼 바로 데뷔의 기회를 갖고 활동한 아이오아이의 인지도도 처음과 눈에 띄게 차이나는 상황에서, 소년들이 상설 전용관에서 1년 동안 공연을 하면서 자신들의 인지도를 지켜나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소년과 소녀. ‘소년 24’ 측은 ‘프로듀스 101’의 남자버전이 아니라고 하지만, 대중들은 자연스레 두 프로그램을 성별만 다른 쌍둥이 프로그램으로 인지할 수밖에 없다. 남은 방송 동안 ‘소년 24’만의 색깔을 내지 못한다면, ‘프로듀스 101’과 비교 대상도 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며, 많고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조정원 기자 chojw00@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