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으로 유럽은 물론 지구 반대편 금융시장까지 요동치며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밀려오는 느낌이었다. 미국 뉴욕증시를 비롯한 세계 증시는 일제히 급락세로 장을 마쳤다. 안전자산인 금의 가격을 비롯해 파운드화, 달러화, 엔화 등은 급등세를 연출했다.
우리나라 경제도 역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한 시대에 놓였다. 존 갤브레이스 교수가 명명한 `불확실성 시대`가 우리 사회와 경제를 지배하고 있다. 불확실성 시대를 간파하기 위해 우리 기업인은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할까. 나는 다년간 기업경영과 연구를 병행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뚜렷한 목표의식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혜안 및 통찰력으로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둘째 대중과 소통하며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차별화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셋째 불확실성에 흔들리지 말고 강력하게 실천하는 실행력이 유일한 해법이다.
내 회사는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 불확실성 및 계속된 실적 부진으로 사업 존폐 여부까지 고려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때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임을 모든 직원과 함께 소통하고 인지했다.
혁신과 차별화를 전략 포인트로 설정했다. 과거 제한이 많던 기업·소비자간전자상거래(B2C) 시장에서 기업간전자상거래(B2B)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기존 창호의 한계점인 `안전`을 키워드로 채택,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을 결합한 세계 최초의 스마트 방범안전 창 `윈가드`를 탄생시켰다.
개발 과정은 난관의 연속이었다. 보유 기술과 전문 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타 기관에 의존해 제품을 개발해야 했다. 창문 설치 환경이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충격감지 센서는 기준에서 벗어나 작동됐다. 사업 초기에 스마트폰과 IT가 결합된 창호 개념을 처음 접하는 고객은 제품 기능을 제 아무리 잘 설명해도 냉소하거나 외면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끈질긴 연구개발(R&D) 끝에 주력 상품인 윈가드1에 이어 2, 3 신 버전을 탄생시켰다. 마케팅·홍보 활동을 적극 전개, 우위성을 인정받으며 유통망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초기부터 미국, 멕시코, 태국, 중국 등 해외 유망 시장 개척 노력도 병행했다.
`뉴 노멀 시대` 생존 전략으로 중소기업도 `창조적 파괴`를 실천해야 한다. 창조적 파괴란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지식의 새로운 조합을 의미한다. 기존 기술을 연구하고 재해석, 시대 흐름에 맞는 새로운 수익거리를 찾는 일에 힘써야 한다.
중소기업이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려면 막대한 자금과 인력, 기술이 소요된다. 애써 개발을 완료해도 판로 개척이 쉽지 않거나 대기업의 손쉬운 모방으로 기술과 시장이 잠식당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생존을 위해 이대로 안주해서는 안 된다.
제임스 마치 전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오랜 기간 생존한 기업 연구를 통해 매년 꾸준한 성과를 거둔 기업보다 위기 상황(critical moment)을 슬기롭게 대처하고 극복해 낸 기업만이 생존했다고 전했다. 즉 세계 최고의 글로벌 기업은 위기 상황을 기회로 활용, 슬기롭게 극복한 기업이다.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지금이 우리 중소기업에는 위기 상황이다.
브렉시트 등 앞으로도 기업을 둘러싼 외부 경제 환경은 더욱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로 인해 무수히 많은 위기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그때마다 위축된다면 기업은 적자생존 논리에서 도태될 것이다. 이때 창조적 파괴의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다면 위기 상황의 순간은 제2의 도약과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윤준호 성광유니텍 대표 doongs20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