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2020년까지 모든 나라서 5G 서비스"

"유럽, 2020년까지 모든 나라서 5G 서비스"

브리티시텔레콤(BT), 도이치텔레콤(DT), 텔레콤 이탈리아, 보다폰 등 유럽 각국 17개 대형 통신사들이 오는 2020년까지 유럽연합(EU) 전 국가, 1개 국가당 최소 1개 도시에서 5세대(5G)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는 “17개 통신사 최고 임원들이 서명한 문서를 확인했다”며 이 같이 전했다. FT에 따르면 BT 등 유럽 대형 통신사들은 5세대 통신 투자 대가로 유럽연합(EU) 당국에 망 중립성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5세대 통신은 현 4G에 비해 전송속도가 10배 이상 빠르다. 지원하는 단말기도 훨씬 많다. 문자와 영상 등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전달하기 위해 슈퍼밴드 광대역망을 이용한다.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자율주행차 같은 미래 첨단산업에 꼭 필요한 통신망이기도하다. FT는 5세대 통신에 대해 “초당 10기가비트(GB) 속도”라고 전했다.

합의문에서 유럽 대형 통신사 경영진은 “망 중립을 엄격히 규정한 EU 통신 규약을 개정하지 않으면 자율주행차 같은 첨단 서비스 등장을 저해할 것”이라며 “현재의 망 중립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5G 서비스 투자 이익이 상당히 불투명, 통신사업자들의 5세대 투자를 늦추는 등 혁신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망중립은 인터넷통신망사업자가 인터넷망을 사용하는 모든 기업이나 이용자를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사업자가 동영상 콘텐츠를 많이 사용, 네트워크에 부하를 주면서 추가 요금 문제가 불거졌다. 망 중립과 관련, 유럽연합 의회는 지난해 10월 찬성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당시 법안은 일종의 급행 회선인 `특수 서비스(specialized services)`를 허용하고 `제로 레이팅(zero rating)` 상품을 무제한으로 허용했다.

`제로 레이팅`은 특정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데이터 사용료를 과금하지 않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망 중립을 놓고 유럽은 BT 등 통신사업자와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제공업체, 온라인 인터넷단체 등 3자간에 망 중립 규제화 작업이 시작된 2013년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유럽연합은 소비자 사용료를 낮은 가격에 유지하면서 통신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법안을 오는 가을 다시 한번 논의 할 예정이다. BT 등은 ”보통 통신 서비스가 왓츠앱, 스카이프와 같은 서비스와 같은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망 중립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독일 한 유럽연합 위원은 “통신사들이 공정경쟁 운운하면서 자기들을 우대해달라고 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유럽연합 행정부인 유럽집행위원회는 최근 몇 달간 유럽 통신산업계에 일어난 인수 합병을 우려하며 “대형 시장에서 사업자가 최소 4곳 이상은 돼야 충분한 경쟁이 보장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이 오는 14일(현지시각) 5세대용 고대역 주파수를 세계 처음으로 할당하는 등 세계 각국이 5세대 통신 시장 주도권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