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친환경에너지타운 확산 과제는?-확인된 성공 스토리, 안착이 중요

냄새 나고 소외된 마을에서 풍족하고 생기 있는 마을, 돈 벌어 주는 고마운 마을로 탈바꿈한 곳. 바로 우리나라 1호 친환경에너지타운인 강원도 홍천군 소매곡리다. 정부가 친환경에너지타운 전국 확산을 자신있게 추진하는 데에는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의 성공 스토리가 있다.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전경.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전경.

홍천 소매곡리는 예전에 하수처리장·가축분뇨처리장 등 기피시설이 들어서 악취 피해와 땅값 하락으로 주민이 떠나는, 홍천에서도 가장 소외된 지역이었다. 하지만 친환경에너지타운 사업이 시행되면서 음식물쓰레기와 가축분뇨로 도시가스를 생산, 각 가정에 보급함으로써 연료비를 절감하고 처리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로 퇴·액비도 생산한다.

하수처리장 부지에 설치되는 태양광발전설비와 처리장 방류수를 활용한 소수력발전으로도 수익을 올리는 한편 상·하수도 공급, 마을회관 개조, 홍보관 설립, 꽃길 조성 등으로 생활환경도 개선했다.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은 도시가스 보급, 퇴·액비 생산, 태양광·소수력발전 등으로 연간 약 1억9000만원의 경제성 편익을 창출한다.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설비.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설비.

당초 57가구이던 마을 주민이 사업 완공 이전에 70가구로 늘었다. 이농 현상, 고령화 등으로 농어촌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을 거꾸로 돌린 획기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마을 환경 개선과 새로운 소득 창출로 살기 좋은 마을을 가꾸려는 주민들의 열정과 의지가 친환경에너지타운의 원동력이 됐다.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일방향 사업이 아니라 마을 주민과 소통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추진한 민·관 협력 거버넌스의 좋은 본보기가 됐다.

이곳의 성공 사례는 마을 주민 표정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주민 김수예(63)씨는 “귀촌을 생각하면서 여러 곳을 알아보다가 지인 소개로 올해 5월 이곳에 왔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마을 분위기가 좋다는 점”이라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전경.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전경.

상·하수도와 도시가스로 도시 못지않게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친환경에너지타운이 시작되기 이전에는 작은 마을에서도 원주민과 이주민이 나뉘어 지냈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이제는 텃새 없이 서로 돕는 분위기로 바뀐 것이었다. 김씨는 “앞으로 마을에 나무를 심고 꽃길을 만든다고 한다”면서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계속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곳을 만드는데 가장 많은 구슬땀을 흘린 지진수 이장은 “주민들이 만족하는 모습을 보면 그동안 고생한 일이 보람차게 느껴진다”며 환하게 웃었다.

지진수 홍천 소매곡리 이장.
지진수 홍천 소매곡리 이장.

지 이장은 “친환경에너지타운을 만든다고 할 때 반대하던 마 을사람들이 이제는 나보고 모두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한다”면서 “집집마다 수돗물 나오지, 도시가스 들어오지, 마을에 꽃길이 생기면서 깨끗해졌지… 누가 봐도 눈에 보이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데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환경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을 국민과 외국인도 즐겨 찾는 관광 명소로 만든다. 홍천강변 마을 진입로에 `천년의 숲길` `야생화단지` `홍천강 사계절 체험 관광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사업은 종료가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태양광발전설비.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태양광발전설비.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