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 2분기 영업이익이 2년 만에 4조원대에 복귀했다. 3월 출시한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 판매 호조,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A·J 시리즈 판매량 증가, 라인업 간소화 노력이 주효했다.
삼성전자 IM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4조4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4조300억원에서 4조4740억원까지 전망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4조5000억원, 일각에서는 그 이상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6월 초 시장 전망치(3조6000억~4조원)보다 높다. 2분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8조10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4조원대에 재진입한 것은 2014년 2분기(4조4200억원) 이후 8분기 만이다. IM 부문 영업이익은 2014년 3분기에 1조7500억원으로 바닥을 찍은 후 지난해 2조원대를 회복하고, 지난 1분기에 3조89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4.4% 급성장했다.
1분기는 갤럭시S7 조기 출시(3월11일) 탓도 있지만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도 수익 개선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2분기에는 갤럭시S7 판매가 본격화되며 수익 향상을 이끌었다. 증권가에 따르면 갤럭시S7은 갤럭시 시리즈 가운데 최단 기간(19일) 만에 10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상반기 전체 판매량은 2400만~2500만대로 추정된다.
갤럭시S7·S7 엣지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을 견인했다. 역대 갤럭시 시리즈 대비 판매량이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출고가가 높은 갤럭시S7 엣지 판매 비율을 55% 가까이 높이는 등 이익률을 극대화했다. 미국 이동통신사의 적극 마케팅에 힘입어 북미 판매량이 1400만~1500만대에 이른다는 조사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북미 지역은 캠핑을 비롯해 아웃도어 활동이 보편화돼 있어 갤럭시S7 방수·방진 및 고성능 카메라 기능이 젊은 층 중심으로 인기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하지만 프리미엄폰뿐만 아니라 갤럭시A, 갤럭시J 등 중저가폰 판매량 증가도 실적 전반에 걸친 개선 요인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부품 원가 개선, 중저가 모델 중심의 라인업 간소화도 지속 추진했다. G5, 아이폰SE 등 경쟁 제품의 판매 부진으로 마케팅 비용이 절감된 점도 주요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초 IM 부문이 영업이익 2조원대를 막 회복했을 당시만 해도 시장에서는 당분간 3조원대 영업이익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 둔화, 중국 제조사 급성장 등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점쳤다.
이에 따라 3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해 이를 유지하는 것이 IM 부문의 핵심 과제라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1년 사이 IM 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원에 이어 4조원까지 넘어섰다. 3분기와 4분기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게 사실이다.
업계는 3분기에도 삼성전자 전체 실적은 호조세를 이어 가겠지만 IM 부문의 수익 성장은 2분기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8월에 갤럭시노트7이 출시되더라도 갤럭시S 시리즈보다 구매층이 한정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3분기에는 아이폰7 출시로 대기 수요가 발생, 갤럭시노트7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분기 이후 수익성 유지를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