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소셜분석시스템(BINS 3.0)이 최근 `결제`와 관련해 흥미로운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최근 1년 동안 결제 연관 키워드 순위에서 `페이`는 상승했지만 `신용카드` `안전결제` 등 전통의 결제 수단을 상징한 단어는 하락했다.
채널별 버즈(buzz) 분석에서는 `페이` 버즈량이 지속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64%로 나타났다. 간편결제가 일시 이슈를 끄는 것에서 벗어나 일상 소비 생활에 반영된 방증이다.
예를 들어 SK플래닛 `시럽 페이`는 쇼핑몰에서 쇼핑 과정에 최적화된 간편결제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결제 단계의 불편을 해소하면서 구매 전환율을 높인다. 소비자는 물론 사업자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유럽과 우리나라는 각각 현금 없는 사회와 동전 없는 사회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대중화와 금융·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지급결제 수단이 기존 동전이나 지폐에서 전자화폐로 변화할 것이다. 결제 단계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탄생한 간편결제는 현금 없는 사회나 동전 없는 사회로의 변화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지난해 11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일랜드 트리니티칼리지에서 대학생들에게 “다음 세대 영국 아이들은 돈이 무엇인지 모를 수도 있다”며 현금의 종말을 언급했다.
현금 사용 비율이 20% 이내인 스웨덴과 덴마크는 각각 버스요금 현금 결제를 중단하거나 개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현금 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 등 현금 없는 사회를 목표로 결제 혁신을 추진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지급 수단 이용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용카드 이용 비중(39.7%)이 현금(36%)을 추월했다. 현금을 제외한 비현금 결제 수단 금액 기준 이용 비율은 무려 71%로 현금 사용률을 크게 앞선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전자화폐로 경조사비 또는 회비를 송금하거나 점심 식사비를 이체하는 결제 방법이 소비생활에 안착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부터 소액결제망을 활용,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로 가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거스름돈을 선불카드에 충전하거나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화폐를 활성화할 수 있는 세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전자화폐는 간편결제처럼 결제 단계에서 소비자 편의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오픈마켓 11번가에 적용한 시럽 페이는 쿠폰, OK캐시백 포인트, 신용카드 등을 고려해 최저가를 계산한다. 주소지를 넣지 않고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복합결제 원클릭을 구현한다. 최근 시럽 페이 거래액과 거래건수가 크게 늘어난 이유다.
전자화폐는 은행계좌와 연동하는 것은 물론 결제 단계에서 포인트를 적립·사용하거나 쿠폰을 이용할 수 있도록 소비자 및 판매자 편의성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다양한 판매자가 전자화폐를 도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전자화폐는 소액결제시스템을 기반으로 구축하지만 이체수수료 등은 핀테크 환경에 맞게 재조정해야 한다. 간편결제는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로, 소비자 결제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판매자가 전자화폐를 적극 도입할 수 있도록 이체수수료 조정, 인센티브 등을 도입해야 한다.
셋째 금융과 ICT가 협업, 글로벌 시장에서 핀테크 결제를 이끌어야 한다. 금융 시장 발전이 다소 더딘 동남아 시장 등이 적합하다. 페이팔 사례처럼 핀테크 기반의 지급 결제 수단과 전자상거래가 함께 시장에 진출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각 산업의 사업자들이 협력해야 한다.
전자화폐 활성화로 우리나라가 정보기술(IT) 강국에서 핀테크 강국으로의 위상을 확보하길 기대한다.
이은복 SK플래닛 OK캐쉬백·핀테크본부장 eunbok@s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