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또 오해영’ 속 오해영은 사랑 앞에서 거침없이 당돌한 여자라면 서현진은 정반대 스타일이다.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나이가 다가온 만큼 서현진도 본인의 연애스타일에 걱정이 많았다.
“옛날에는 ‘연애는 곧 결혼’이라는 생각을 전혀 안했는데 나이가 들다보니 ‘결혼을 염두에 두고 연애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누군가를 만나는 게 더 어려워졌어요. 저는 좋아하는 남자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저한테 다가오게 하지도 못해요. 그냥 가만히 있죠. 성격이 내성적이라 고백도 못 하기 때문에 저를 만나려면 좋다고 꼭 고백해주셔야 해요. 제 주위 사람들도 저를 굉장히 걱정하고 있습니다.”
서현진은 지난 2001년 걸그룹 밀크로 데뷔했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기 때문에 신화 멤버 에릭과는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하지만 당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추억이 거의 없다.
“그때는 에릭 오빠가 하늘같은 선배님이었어요. 눈도 제대로 못 마주쳤었어요. 중국 공연 갔을 때 배꼽인사를 했던 게 전부였죠. 에릭 오빠는 그때의 저를 기억 못했던 것 같아요. 오히려 김동완 오빠와 단막극을 찍었을 때의 저를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그만큼 아이돌로 활동할 때는 서로 교류가 없었어요.”
에릭과 서현진뿐만 아니라 전혜빈, 허정민 등 ‘또 오해영’에 출연한 배우들 다수가 가수 출신이다. 이들 모두 연기자로 자리 잡기까지 힘든 시간을 겪었던 만큼 서로를 향한 신뢰와 애정이 깊다.
“가수로 데뷔한지는 다들 오래됐어요. 저도 벌써 15년이 됐죠. 그 시간을 버텨온 사람들은 뚝심이 있기 때문에 모두 좋은 사람이고 큰 사람인 것 같아요. 특히 애정 넘치게 잘 챙겨줬던 혜빈 언니는 정말 큰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저희에게는 남다른 전우애가 있어요.”
서현진이 바라본 파트너 에릭은 어떤 사람일까. 소속사 대선배였던 탓에 첫 촬영을 앞두고 긴장도 했지만 이는 기우(杞憂)에 불과했다.
“에릭 오빠는 엄청 무뚝뚝한 성격일거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정말 상냥한 분이었어요. 매너도 좋고 어려운 점도 생각보다 없었죠. 선배라는 느낌보다 친구 같다는 느낌이 강했고, 그게 아마 에릭 오빠의 매력인 것 같아요. 현장에 있는 남자 배우들도 에릭 오빠를 정말 좋아해요.”
서현진에게도 위기의 순간은 있었다. 어느 순간 갑자기 찾아온 슬럼프로 인해 그는 힘든 시기를 겪었다.
“이유는 말하고 싶지 않지만 분명히 저한테도 슬럼프가 왔었어요. 다른 일을 할 용기도 생기지 않아서 그냥 시간만 보냈죠. 제가 배우라고 느껴지지도 않을 때 한 선배님께서 연극이나 뮤지컬을 추천하셔서 뮤지컬을 하게 됐어요. 마지막 공연에서야 선배님의 추천이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았어요. 촬영장에서는 잘못하면 다시 할 수도 있고 지적해주는 사람도 있는데 연극이나 뮤지컬 무대 위에서는 혼자 책임져야 돼요. 그만큼 배우로서 해냈다는 성취감도 굉장히 크다는 걸 깨달았어요.”
‘또 오해영’을 통해 훌륭한 로맨틱코미디 연기를 선보인 서현진에게 ‘포스트 김삼순’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하지만 당사자는 손사래를 쳤다.
“저도 ‘내 이름은 김삼순’을 재밌게 본 시청자로서 김선아 선배님과 비교된다는 것 자체만으로 영광이지만 굉장히 부담스러워요. 오해영은 김삼순처럼 둥글둥글하지도 않고, 두 캐릭터가 비교된다면 오해영의 단점이 더 많아 보이거든요. 김선아 선배님이 혹시라도 기분 나쁘실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도 들어요.”
서현진은 끝으로 자신과 ‘또 오해영’에 열렬한 성원을 보냈던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시청자분들이 ‘또 오해영’을 좋게 봐주셨다면 감사해요. 첫 방송하기 전 감독님과 ‘시청자들에게 16개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 파이팅’이라는 문자를 주고받은 적 있었는데 그 말을 지킬 수 있어 다행입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