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배우 View] 엑소, 배우가 되다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그룹 엑소(EXO)의 디오는 이제 배우 도경수로 불려도 어색함이 없는 인물이다.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디오의 이런 좋은 기운을 다른 멤버들도 이어 받을 모양이다. 찬열은 최근 중국에서 개봉한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레이 역시 최근에 중국·영국 필름 페스티벌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특히 올해는 리더인 수호를 비롯해 시우민, 백현까지 처음으로 정극 연기에 도전하면서 ‘연기돌’로서 거듭나고 있다.

출처 : '봉이 김선달' 포스터
출처 : '봉이 김선달' 포스터

◇ 시우민, 영화 ‘봉이 김선달’

‘봉이 김선달’에서 시우민은 ‘김선달 사기패’의 귀여운 막내이자 김선달을 동경하는 ‘사기 꿈나무’ 견이 역을 맡았다. 그는 특유의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인물에 녹여내 첫 연기, 첫 사극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표현했다. 특히 극 초반에 크게 활약하며 관객들이 엄마 미소를 짓게 만든다.

시우민은 첫 연기 도전에 대해 “가수가 아닌 배우로서의 현장이 걱정 됐었는데, 선배들이 가족 같이 대해줘서 역할에 몰입을 잘 할 수 있었다. 영화 현장 분위기가 항상 이런 식이라면 나는 매일 영화를 찍고 싶다”며 애정을 드러낸 적이 있다. 이에 라미란은 “시우민이 처음 연기를 한다는데 어색하단 생각을 못 했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이미 농익은 친구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봉이 김선달’은 시우민 외에도 주연인 유승호ㆍ라미란ㆍ고창석의 코믹한 캐릭터가 매력적인 영화로, 8일 개봉 이틀 째 박스오피스 1위(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기록 중이다.

출처 :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 포스터
출처 :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 포스터

◇ 찬열, 영화 ‘그래서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

한중 합작 영화 ‘그래서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는 찬열의 첫 주연 작품이자 중국 스크린 데뷔작으로, 톱스타 후준(찬열 분)과 그의 안티팬인 잡지사 기자 묘묘(위안산산 분)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같이 출연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다.

지난 6월30일 중국에서 개봉한 이후 개봉 첫 날만 흥행 수익 48억(차이나 박스오피스 CBO 집계)을 거뒀으며, 개봉 8일 째인 지난 7일까지 총 135억(7820만 위안)을 벌어들였다. 이 작품은 앞서 중국ㆍ인도네시아ㆍ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번역본이 출간됐을 정도로 인기를 모은 동명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만큼 탄탄한 구성을 가지고 있기에 추후 다른 나라에서의 개봉도 기대해볼 만 하다.

출처 : '글로리데이' 포스터
출처 : '글로리데이' 포스터

◇ 수호, 영화 ‘글로리데이’

수호는 독립영화로 연기의 첫 발을 뗐다. 지난 3월 개봉한 ‘글로리데이’에서 수호는 어른스럽고 매사에 성실하지만 친구들의 딜레마가 되어 버린 상우 역을 맡아 험난한 세상에 내던져진 스무살 청춘을 표현했다. 특히 그는 단정한 느낌을 주는 말간 얼굴로 순수하고 아련한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특히 첫 연기임에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연기자 ‘김준면’이라는 이름을 알렸다.

‘글로리데이’는 총 관객수 18만 9천 명을 모았다. 다른 영화에 비하면 적은 숫자지만, 이 영화는 작은 제작사와 배급사가 힘을 합쳐 만든 영화로 총 제작비 3억원 가량으로 제작됐기에 손익분기점은 얼추 맞췄다.

사실 수호는 많은 연기파 배우들을 배출한 한국예술종합학교 09학번 출신이다. 때문에 연기자 데뷔가 의외인 것도 아니고 빠른 편도 아니다. 엑소 멤버 중 누구보다 연기에 대한 갈망이 컸을 법한 그에게 생각보다 늦게 연기에 도전했다고 말하자 그는 “다른 선후배가 빨리 해서 내가 늦어 보일 수도 있지만 지금도 빛을 발하지 못한 배우 분들이 많다. 나는 연기를 길게 보고 가려고 한다. 첫 시작은 독립영화로 하고 싶었다”라며 의젓한 소리를 늘어놓기도 했다. 게다가 아이돌 연기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서는 “연기는 연기로 입증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인 연기자로서의 자세도 좋다. 그는 캐릭터를 연구하기 위해 “감독님이 캐릭터를 만들기 때문에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었다. 감독님도 나를 알아야 좋을 것 같아서 밖에서 자주 뵀다”며 “엑소 스케줄만 된다면 개인 스케줄을 없애서라도 연기를 하고 싶다고 회사에 말해뒀다. 회사에서도 쉴 시간이 없어도 괜찮다면 시나리오 많이 주겠다고 했다”며 열정을 선보였다.

출처 : '순정' 포스터
출처 : '순정' 포스터

◇ 디오, 영화 ‘순정’ & ‘형’

지난 2월 개봉한 ‘순정’은 누적 관객수 24만 명을 모았다. 수호가 출연한 ‘글로리데이’처럼 독립영화는 아니지만 메이저 투자배급사가 아닌 중소 배급사 리틀빅픽쳐스가 배급을 맡고 제작비 28억 원으로 만들어진 작은 영화다. 비록 결과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동안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너를 기억해’, 영화 ‘카트’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그가 스크린 첫 주연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진만큼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겨울 촬영한 영화이자 조정석과 함께 주연으로 호흡을 맞춘 ‘형’ 역시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조연으로 출연한 ‘신과 함께’는 내년에 개봉할 예정으로, 두 작품 모두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출처 :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스틸
출처 :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스틸

◇ 백현,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오는 8월에는 백현이 SBS 드라마 ‘보보경심: 려’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자의 모습을 선보인다. 사전 제작된 이 작품은 최근 크랭크업해 시청자를 만날 날만 기다리고 있다. 그가 맡은 왕은 캐릭터는 ’중 2병‘에 걸린 개구쟁이로, 고려 태조 왕건의 10번째 황자다. 모든 행동이 장난 같지만 알고 보면 진심을 그대로 표현하지 못해 장난으로 승화(?)시키는 부끄럼쟁이 황자다.

백현 외에도 아이유, 이준기, 강하늘, 홍종현, 남주혁, 지수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시청률은 어느 정도 보장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양한 매력을 가진 황자들이 등장하는 만큼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백현이 그들 사이에서 색다른 매력을 선보여야 한다는 숙제를 가지고 있다.

출처 : 영화 ‘아애묘성인’ 웨이보
출처 : 영화 ‘아애묘성인’ 웨이보

◇ 세훈, 영화 ‘아애묘성인’

세훈이 주연을 맡은 한중 합작 영화 ‘아애묘성인(我爱喵星人)’은 사람이면서 고양이인 반인반묘(半人半猫)의 남자와 솔직하고 씩씩한 여성 앱(APP) 개발자의 기묘한 동거를 다룬 로맨틱 판타지 영화다. 최근 크랭크업을 하고 중국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 : 영화 '노구문나사사' 웨이보
출처 : 영화 '노구문나사사' 웨이보

◇ 레이, 드라마 ‘노구문나사사’ & 영화 ‘전임공략2: 비태반격전’

레이는 지난 4일부터 방송되는 중국 드라마 ‘노구문나사사’에 출연 중이다. 그는 낮에는 연극배우, 밤에는 도굴꾼으로 살아가는 주인공 얼웨훙 역을 맡아 남성적인 매력을 과시한다. 또한 레이는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개봉한 ‘전임공략2: 비태반격전’에 조연으로 출연했으며, 이 영화로 지난 6월27일 열린 2016 제4회 중국·영국 필름 페스티벌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엑소 멤버들이 연기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요새는 멀티가 가능한 시대다. 다재다능한 멤버들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작품이 있다면, 도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