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료방송 시장에서 OTT가 인기를 얻으면서 전통의 케이블TV사업자가 위기를 맞았다. 미국은 케이블TV나 위성방송의 유료 서비스를 끊고 OTT 같은 인터넷 서비스로 대체하는 `코드커팅` 현상과 저렴한 유료방송 요금제를 선택하면서 동시에 OTT를 이용하는 `코드 세이빙` 현상이 일고 있다.
글로벌 1위 OTT 사업자 넷플릭스는 지난 2010년 해외로 진출했다. 넷플릭스는 1997년 우편 DVD 대여 사업을 시작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 미국 미디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DVD를 건별로 대여하던 넷플릭스는 가입자 기반으로 사업 모델을 변경했다.
넷플릭스는 약 1만원만 지불하면 넷플릭스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정액제 서비스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대표는 “우리에게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해 과감하게 기존 서비스를 가입자 기반으로 변경했다”면서 “이 점이 넷플릭스 성공 요인이 됐다”고 자평했다. 세계 넷플릭스 가입자는 8100만명에 이른다. 진출 국가는 190여개다.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화질이 더 좋아지는 만큼 콘텐츠 스토리가 더욱더 중요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대표는 “콘텐츠의 미래는 화질이 아닌 스토리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면서 “시청자를 확 잡아끌 수 있는 탄탄한 구성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1월 올해 콘텐츠 확보 비용으로 60억달러(약 6조8790억원)를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가장 많이 확보한 OTT 플랫폼 사업자는 넷플릭스였다. 넷플릭스는 2012년부터 콘텐츠를 제작사에서 구매해 제공하는 것을 넘어 자체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작품 가운데 인기가 가장 많은 콘텐츠는 `하우스 오브 카드`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시즌1부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에미상 3관왕의 영예를 안았을 만큼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 인정받았다.
이후 넷플릭스는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마르코 폴로` 등 콘텐츠를 제작했다. `마르코 폴로`의 10편 제작비는 9천만달러(1032억원)로, 대규모 제작비가 들어갔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에서 드라마로 시작해 애니메이션과 TV쇼 등으로 장르를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 제작에도 진출했다.
훌루, 아마존 등 글로벌 OTT 기업 또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해 1차 창구 판권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인스턴트`에서 더 빨리 작품을 공개하기 위해 1년에 12편을 목표로 영화를 자체 제작하고 있다. 2015년 초 아마존은 `와호장룡` 제작사 굿머신의 공동 설립자인 테드 호프 감독을 아마존 자체 영화 제작 부서장으로 영입했다. 아마존은 2010년 사내 제작사인 아마존스튜디오를 설립했다.
국내와 미국 OTT 플랫폼 사업자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경향은 다르다. 넷플릭스, 아마존이 예산이나 규모 면에서 기존의 TV 드라마 또는 영화에 견줄 만한 대작 위주다. 국내는 웹 드라마나 모바일 개인 방송과 같이 전통의 콘텐츠에 비해 저예산 콘텐츠가 많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