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면서 스포츠 쿠페같다. 크고 묵직한데, 뒤에서 보면 둥글둥글 귀엽다. 루프라인이 뒤로 매끄럽게 떨어지는데다 뒷면 중간이 볼록한 곡선을 그린다. BMW 뉴 X6는 포지셔닝이 독특한 차다. SUV 차량이지만, 쿠페 디자인을 접목했다. X6는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의 시초격이다. 뉴 X6는 2세대 모델이다.
기자가 시승한 차량은 뉴 X6 M50d. 국내에는 뉴 X6 xDrive 30d와 뉴 X6 xDrive 40d, X6 M50d 3종이 출시됐다. X6 M50d는 스포츠 성능을 극대화한 M퍼포먼스 모델이다. 쿠페 SUV에 고성능 모델까지 추가된 것이다.
성능은 말할 나위 없다. 무거운 SUV와는 차원이 다르다. 묵직하면서도 밟는 대로 쭉 뻗어 나간다. 스포티한 쿠페 스타일에 고성능까지 갖췄으니 스펙만으로도 기대가 되는 차다. 시동을 켜고 엑셀러레이터를 밟으면 기대 이상을 느낀다.
뉴 X6에는 BMW 트윈파워 터보 기술이 적용된 신형 엔진이 장착됐다. 시승한 M50d 모델에는 트리플 터보차저 기술이 적용됐다. 숫자를 놓고 보면, SUV임을 믿기 힘들다. 최고출력 381마력과 최대토크 75.5㎏·m의 힘을 내며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5.2초 만에 도달한다. 일반 주행에서 제로백은 사실상 의미 없는 숫자이지만, 얼마나 `잘 나가는지` 표현해준다. SUV가 무겁다는 편견을 버릴 만하다.
심지어 조용하기까지 하다. 동승한 사람들의 첫 마디가 `조용하다`라는 평이었다. 뱅앤울룹슨 하이엔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까지 갖춰 운전 중 음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연비는 복합 기준 10.7㎞/h(도심 9.6㎞, 고속 12.4㎞)다. 좋다고 하기는 힘들다. 고성능 모델로서는 좋은 편이다. 효율을 높이는 요소가 다양하게 적용된 덕이다. X6에는 8단 자동변속기와 최적화된 공기 역학 디자인, 초경량 구조가 어우러졌다. 경량화를 위해서 차체에 초고장력 강판, 사이드 패널에 열가소성 플라스틱, 보닛에 알루미늄,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마그네슘이 쓰였다. 이전 세대에 비해 무게를 40㎏ 줄이고(유럽 기준), 공기저항계수(Cd)를 0.32까지 낮췄다.
앞뒤 구동력 분배를 능동적으로 관리하는 인텔리전트 사륜구동 시스템 xDrive가 장착됐다. 주행 속도, 바퀴 회전 속도, 조향각도 등을 통해 운전자 의도와 차량 움직임을 해석해 전·후륜의 구동력을 0%~100%, 100%~0%로 능동적 조절한다. 운전자는 컨트롤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이 앞뒤 또는 좌우로 기울어지는 현상을 입체그래픽으로 확인할 수 있다.
차체가 큰 만큼 실내 공간도 넓다. 전장은 4909㎜로 이전 세대에 비해 32㎜가 늘어났다. 전고가 높아 훨씬 더 넓은 느낌이 든다. 문에는 얇은 선으로 표현된 조명이 장착됐다. 다른 BMW 차량에서도 느끼는 것이었는데, BMW의 파란색 조명은 내부를 신비롭게 꾸민다. 실내 조명은 오렌지, 화이트, 블루 3개 색상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짙은 색깔의 파인 우드트림과 부드러운 나파 가죽이 고급스러움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
트렁크 적재공간도 꽤 넓다. 그런데 가로로 넓은 것이 아니라 깊다. 차량 뒷모습 자체는 볼록하게 뽑은 것 같은데, 트렁크 내부는 이를 전혀 살리지 않았다. 골프채를 싣는다면 세로로 싣는 것이 더 편할 것 같다. 40:20:40 분할 접이식 뒷좌석을 통해 기본 580ℓ에서 최대 1525ℓ까지 적재 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M50d 모델에는 키를 소지한 채 범퍼 하단에 발을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도 트렁크 문을 여닫을 수 있어 편리하다.
성능이 기대 이상이었던 것만큼 가격도 기대(?) 이상이다. 뉴 X6 xDrive 30d가 9840만원인데, 뉴 X6 M50d는 1억3930만원(VAT 포함)이다.
<BMW 뉴 X6 제원>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