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강예원에게 2016년 상반기는 배우로서 잊지 못할 해다. 영화부터 드라마까지 연달아 흥행시키면서 ‘믿고 보는' 배우가 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날, 보러와요’는 소위 말하는 ‘큰 영화’가 아니었고,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 역시 ‘땜빵’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단막극이었다. 하지만 ‘날, 보러와요’은 100만 관객 이상을 모으며 손익분기점(60만 명)을 훌쩍 넘겼고, ‘백희가 돌아왔다’는 시청률 9~10%를 기록했다.
충분히 자부심을 느껴도 될 상황이다. 물론 여기까지 오는데 쉽지만은 않았다. 강예원은 지난 2001년 시트콤 ‘허니허니’로 데뷔한 이래 15년 만에 배우로 완전히 인정받은 것이다. 그 사이에 잠깐 쉬기도 했고, 개명도 했고,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 익숙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예원은 “일이 계획한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몇 년 동안 일을 꾸준히 했는데, 잘 안됐었다”며 최근 잘 된 작품들에 대해서는 “내 앞에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살자는 생각을 했다. 특별한 소감보다 절대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살자는 생각을 매일 같이 한다”고 솔직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그의 연기가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상태다. ‘날, 보러와요’에서 강예원은 ‘하드 캐리’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고, 이번에 개봉한 영화 ‘트릭’에서도 이중적인 감정을 가진 여인 캐릭터를 맡아 작품을 살려낼 정도의 연기를 보여줬다.
게다가 강예원이 할 수 있는 장르도 다양하다. 그동안 섹시함과 코믹함으로 대중을 만났다면, 이제는 그것들을 비롯해 스릴러ㆍ액션ㆍ다큐멘터리 모두 가능한 배우가 됐다. 엉뚱 발랄하다가도 눈물을 쏙 뺄 수 있는 배우는 드물기 때문에 강예원은 충무로의 소중한 인재다. 평소 통통 튀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지만, 연기를 할 때만큼은 달라진다. ‘천생 배우’라고 부를 만큼 몰입도가 좋고, 진지한 태도를 보인다.
‘트릭’의 이창열 감독은 ‘대세’가 되기 전의 강예원을 여주인공으로 낙점한, 심미안을 가진 감독이다. 그는 어떤 믿음으로 강예원을 캐스팅했었을까. 그는 “강예원이 그동안 코미디나 섹시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지만, 개인적으로 강예원이란 배우가 스릴러나 심리 드라마를 할 때 매력적일 것 같았다. 특히 심리적으로 풀어내야 하는 배역을 잘 해낼 것 같아 캐스팅 했고, 결과적으로 대만족했다”며 “타이트하게 촬영하고 나서 편집할 때 깜짝 놀랐다. 이 배우는 다 생각하고 찍었더라. 영화 현장이 유동적이라 마지막 신을 찍고 난 다음에 앞 장면을 찍기도 한다. 그래서 계산하지 않으면 감정이 산만하게 나올 수 있는데, 강예원은 그것을 제대로 해냈다”고 전했다.
‘트릭’ 개봉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강예원이 출연한 작품들이 흥행하면서 이창열 감독은 만족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강예원을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날, 보러와요’에서 강예원이 연기를 소름끼치게 잘 했다는 평이 있었는데, 그 반응을 보면서 역시 내 선택이 탁월했다는 것을 느꼈다”며 “배우를 한 마디로 정의를 내리긴 힘들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천재적인 배우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맡은 한정된 부분만 보고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전체 다 아우르는데,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깊이 있게 연기한다. 이건 보통 내공으로 할 수 없다. 앞으로도 더 잘 될 배우다”고 극찬했다.
이창열 감독의 말처럼 앞으로 그는 더 바빠질 예정이다. 이제는 ‘다작 배우’로 불러도 될 정도. 특히 그동안 작은 작품에서 의외의 흥행 성적을 냈다면, 이번엔 조금 더 큰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최근 강예과 배우 한채아까지 캐스팅을 완료한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의 제작ㆍ배급사인 (주)스톰픽쳐스 코리아는 “강예원이 예전에 했던 영화 ‘퀵’에서 사이즈가 큰 액션을 보여준 점이 인상적이었다. ‘걸크러쉬 코믹 첩보’를 콘셉트로 하기 때문에 ‘센 언니’느낌과 액션신을 할 수 있는 여배우가 필요했다. 최근에 ‘날, 보러와요’가 흥행하면서 연기력도 인정받았고, ‘백희가 돌아왔다’의 코믹한 연기도 좋았다. 그런 다양한 모습과 대중성도 있기 때문에 캐스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이어 (주)스톰픽쳐스 코리아는 “남자 영화가 많은 와중에 여배우들이 활력 있게 나올 수 있는 영화를 제작하고 싶었다. 이번 영화를 통해 강예원이 톱클래스 여배우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처럼, 강예원은 이번 영화의 투톱 주인공으로 나서면서 배우로서 입지뿐만 아니라 충무로의 부족한 ‘여배우 영화’에 대해 충족시켜줄 것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