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그룹 하반기 경영전략 고심…변화 대응하며 신성장 발굴

5대 그룹 하반기 경영전략 고심…변화 대응하며 신성장 발굴

국내 5대 그룹이 하반기 경영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주요 그룹사마다 하반기 최대 과제로 `변화 대응`을 꼽을 정도다. 버티는 것이 아니다. 변화 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그룹 미래를 견인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투자도 병행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5대 그룹은 하반기 핵심 경영전략으로 변화 대응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꼽았다.

5대 그룹사를 관통하는 주제는 `격변` `격동`이다. 내수 진작과 수출 보호 장벽을 뚫어야 한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는 유럽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환율도 요동친다. 내수가 버팀목으로 돼야 하지만 기대하기 어렵다.

5대 그룹 하반기 경영전략 고심…변화 대응하며 신성장 발굴

각국이 앞다퉈 보호무역 조치를 늘려 가는 것도 경제 정세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대선을 앞둔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모두 보호무역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무역 분쟁이 커질 공산이 크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AHDD) 배치 문제도 변수로 떠올랐다.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하면서 중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 지 알 수 없게 됐다. 당장 중국 장하이자동차(JAC)가 삼성SDI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 생산을 중단하는 것도 사드 배치 결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만큼 경제 보복에 나설 경우 우리 경제가 받을 타격은 치명일 수 있다.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5대 그룹은 선제 구조개혁에 나선다.

삼성그룹은 삼성SDS 물류 업무처리 위탁사업부(BPO) 분할을 시작으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물류 사업 분할 후 정보기술(IT)서비스 사업 자회사 설립 및 매각, 삼성물산과의 합병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금융지주사로의 전환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사업 재편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이 강조하는 계열사 `각자도생`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차 그룹은 부진한 상반기 실적을 중국 시장 판매 확대로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사드 배치의 영향이 얼마나 될 지가 관건이다. 브렉시트 영향은 유럽 현지공장 활용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직접 경영 환경 변화를 언급하며 “환골탈태의 변화와 혁신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조직과 사업 전 영역에서 대변화가 예상된다. 계열사 간 사업 조정 등도 활발할 전망이다.

LG그룹은 경영 환경 변화를 도약을 위한 기회로 삼겠다는 목표다. 구본무 회장이 “변화 속에는 항상 기회가 수반된다”며 면밀한 대응을 지시했다. 자동차부품, 친환경에너지, 기업간전자상거래(B2B) 등 신성장 동력을 육성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롯데그룹은 대외 변수 대응과 함께 `형제의 난`으로 불리는 경영권 분쟁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급선무다.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까지 받고 있는 만큼 경영권을 안정시키고 리더십을 갖추는 것이 요구된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낮추는 등 좋지 않다”면서 “브렉시트, 사드, 김영란법 시행 등 국내외 변수가 많아 주요 그룹들이 경영전략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