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품질·모듈 부문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부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로 분리하는 조직 개편을 마무리했다. 날짜를 특정한 일괄 인사는 아니지만 일부 임원이 사업 기조가 바뀌면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본사 소속이던 품질과 모듈 인력을 OLED 사업부와 LCD 사업부에 각각 나눠 배치했다. 구체적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장직 인력을 중심으로 이 같은 조치가 이뤄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문성 강화를 위해 본사 소속이던 조직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LCD사업부와 OLED TV 연구개발진을 중심으로 임원진에도 일부 변화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OLED TV 사업은 개발실 소속 연구임원과 부장급 인력들이 퇴사하거나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형 OLED 대신 QLED를 미래 동력으로 삼으면서 지난 상반기에 관련 조직이 축소·변경된 것으로 보인다. LCD 사업부 소속 임원진 일부도 사업 기조가 변화하는 흐름에 따라 자리를 옮겼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변화 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회사가 큰 틀에서 OLED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운데다 지속적으로 기판이 작은 LCD 생산라인 가동을 축소·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사 소속 조직이던 품질과 모듈을 분리한 것도 이런 배경으로 해석된다.
단 LCD 사업부를 타 법인에 이관하거나 LCD 생산라인을 대거 매각하는 등 큰 변화를 추진할 것이란 당초 관측과 온도 차이가 있어 보인다. 당장 추진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선·철강 산업 부진으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파업 등 노동계의 반발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LCD 사업을 완전히 분리 혹은 분사하기에 시기가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스플레이는 고용창출 효과가 큰 대표 산업이지만 그만큼 거대 인력을 유지·운용하는 부담도 크다”며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큰 그림을 그린 만큼 LCD 사업 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이 언제 이뤄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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