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S가 자율주행 중 사망 사고를 내면서 미국 정부당국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전기차, 커넥티드카 등과 함께 미래 자동차 시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받는다. 자율주행 중 발생한 첫 사망 사고로 자율주행차 시장 발전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자율주행차가 머지않은 미래에 도로 곳곳을 누빌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기술 발전에 따라 자율주행 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가진 미래형 자동차 출현이 예상된다. 특히 영화에 등장한 첨단 기술 기반 자동차의 상용화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2012년 개봉작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 등장하는 `더 배트`는 그동안 배트맨 시리즈에 등장했던 여러 장비 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끈다. 길이 9m, 넓이 5m에 달하는 더 배트는 고담시 빌딩 사이를 자유자재로 날아다닌다. 차 하단에 달린 대형 프로펠러 동력을 활용해 공중에 떠오른다. 오토파일럿 기능을 활용해 엔진 소음 없이 날아 적을 제압할 수 있다.
더 배트는 배트맨의, 배트맨에 의한, 배트맨을 위한 자동차다. 실제로 개발되더라도 일상생활에서는 활용성이 낮을 수 있다. 미래형 자동차 모습을 좀 더 현실감 있게 그린 것은 2012년 리메이크된 토탈리콜에 등장하는 호버크래프트(공중부양차)다.
호버크래프트는 크라이슬러 300C 모델을 개조해 미래형 자동차로 제작했다. 고속으로 주행하면서 상하좌우로 자유롭게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운전대가 좌우로 움직여 상황에 따라 운전자를 손쉽게 바꿀 수도 있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매끈한 외형이 특징이다. 주인공이 비밀경찰에 쫓기면서 벌어지는 호버크래프트 액션은 토탈리콜의 백미다.
이처럼 공상과학(SF) 영화에는 미래형 자동차가 자주 등장한다. 아직은 없는 디자인과 최첨단 기술은 영화 곳곳에서 재미를 배가시킨다. 하지만 단순한 재미를 넘어 영화 속 자동차는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그 기반은 고속 통신, 자율주행과 위성(GPS) 기능, 자기부상, 전기, 센서, 인공지능(AI) 등 지금 사용하거나 개발 중인 기술이다.
무인자동차를 예로 들면 스스로 위치를 파악하고 장애물을 인식할 수 있는 감지 시스템(센서), 가속과 감속 명령을 내리는 중앙제어장치, 명령에 따라 필요한 동장을 취하는 액추에이터 등으로 구성된다. 실시간으로 지도와 교통상황을 감지하고 예측하는 기능 등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체다.
영화 속 주인공이 자동차와 대화하는 것은 애플 `시리` 같은 음성비서 서비스에 AI 성능을 향상시킴으로써 가능해진다. 애플은 전기차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시리가 다른 전기차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리는 음성으로 자동차 내 인포테인먼트 도구를 조작하도록 해 사용자 편의성을 한층 높여줄 수 있다.
ICT가 발달하는 미래에는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더 많은 기술이 자동차에 적용될 전망이다. 자동차가 수송수단을 넘어 소통 도구나 지적 능력을 갖춘 로봇으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전화하고 문자만 보내던 휴대폰이 각종 생활 편의를 제공하는 첨단 도구로 발전한 것과 마찬가지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