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직원에게 `딴생각`할 시간을 제공하자

[ET단상]직원에게 `딴생각`할 시간을 제공하자

지난 5월 한강에서는 이색 대회가 열렸다. 이름은 `한강 멍때리기 대회`. 말 그대로 그저 멍하니 앉아 있기만 하면 되는 대회다. 한강 멍때리기 대회는 참가 접수 하루 만에 1500명이 몰리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학교나 회사에서 멍하니 딴 생각에 빠져 있는 것이 `금기`에 가까운 우리나라에서 멍때리기 대회가 이렇게 주목받은 것은 매우 놀라우면서도 반가운 일이다.

현대인, 특히 직장인의 경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일을 한다. 밀려드는 업무에 야근은 일상이 됐다. 가끔 업무가 줄어들어 잠시 딴생각을 하거나 쉴 틈이 생기면 오히려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다.

화장실 갈 시간도 반납하고 바쁘게 일하는 사람이 업무에 더욱 열중하고 능력 있는 직원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인식이 바뀌어야 할 때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마이클 코벌리스 심리학과 명예교수의 저서 `딴생각의 힘`에 따르면 멍하니 있거나 딴생각에 사로잡히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뇌에는 멍하니 있거나 딴생각을 하고 있을 때, 특히 활성화되는 부위인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가 있다. 이 부위는 자아 성찰, 사회성, 창의성 등에 영향을 미쳐 더욱더 창의 인간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

그저 기계처럼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회사에 도움이 되는 창의 직원을 원한다면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딴생각에 빠질 시간을 제공하고 권장해야 한다. 직원들의 창의 아이디어를 가장 중요시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은 사무실 각 층에 계단 대신 달팽이 모양의 미끄럼틀을 만들었다.

또한 혁신 사업 방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숙박공유 기업 에어비앤비는 파우더룸을 동화 속 공간처럼 만들었다. 이동하거나 화장실을 가는 잠시 시간만이라도 업무에서 벗어나 딴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 것이다.

이에 내가 몸담고 있는 한국후지제록스는 문서 커뮤니케이션 환경 개선을 통해 비핵심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기업 내 문서관리, 활용, 공유 등 관련 프로세스를 효율화시켜서 업무 시간을 더욱 효과 높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한국후지제록스는 최근 기존의 통합문서관리서비스(MPS)보다 한 단계 발전된 `차세대 MPS`를 통해 고객의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차세대 MPS는 업무 환경 분석 전문 툴을 활용한 문서관리 컨설팅 및 아웃소싱 서비스다. 정확한 환경 분석을 통해 종이문서가 어떤 목적으로 출력되고 공유되며 어떤 방식으로 누구에게 배포되는지를 파악하고 PC, 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통해 생성되는 전자문서를 원활하게 공유·저장·변환할 수 있는 문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제공해 더욱 효율 높게 워크 프로세스를 개선시킬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문서관리 컨설팅 서비스를 활용하면 기업별로 직면한 문제점을 토대로 각기 다른 맞춤형 솔루션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어 기업의 출력 비용 절감과 업무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실현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생활용품 제조업체 P&G는 문서 작업에 소비하는 시간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했고, MPS를 도입해 업무환경 개선을 전격 진행했다. 그 결과 출력에 소요되는 시간을 연간 200분 이상, 회사 전체로는 영업일을 연간 138일 절약하게 됐다. 기기 관리자들은 연간 평균 650분을 절약할 수 있었다. 문서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개선으로 직원들이 핵심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 여유 시간을 제공한 것이다.

`업무 중에 딴생각하지 마`라는 말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쉴 새 없이 일하는 사람이 도움이 되던 시대는 지났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더욱더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는 사람이 정말 좋은 직원이다. 회사가 발전하기를 바란다면 직원들이 딴생각에 빠질 수 있도록 독려해 보자.

황흥국 한국후지제록스 고문 heungkuk.hwang@kor.fujixero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