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간의 경기는 전 세계에 큰 관심을 끌었다. 이를 계기로 국내 ICT 정책은 인공지능(AI) 산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ICT 중요 분야로 떠올랐다. 이는 ICT가 가져올 미래 기술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 줬고, 다른 한편으로는 ICT가 몰고 올 우리 사회의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증명해 줬다.
특히 올해 들어 활발하게 등장하고 있는 AI, 사물인터넷(IoT), 드론, 가상현실(VR) 등 기술은 우리나라의 미래 동력 산업으로서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에서도 이와 같은 ICT 산업의 빠른 변화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발표한 K-ICT 전략을 중심으로 한 창조경제 생태계 완성으로 스타트업 7대 강국 진입, 핵심 원천 기술 확보 및 미래 성장 동력 창출, ICT 성과 창출 및 신산업 경쟁력 조기 확보, 과학기술의 ICT 글로벌 확산 등 ICT 산업 육성과 지원에 많은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ICT 저성장세 흐름은 국가 경제 위기를 걱정하게 한다. 실제로 2015년 말부터 지금까지 ICT 수출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5월 ICT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8개월째 이어지는 하락세다.
영국의 브렉시트(EU 탈퇴)까지 더해져 ICT 산업에 미칠 악영향이 국가 경제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것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세계 환경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대응을 준비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파도에 흔들리는 배를 걱정하기보다 파도에 흔들림 없는 배를 만들어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5년 벤처기업 3만개 돌파, 벤처 투자 규모 2조원 돌파, 초·중학생 소프트웨어(SW) 참여 인력 약 15만명 등 우리 미래에 대한 잠재력은 충분하다.
이러한 잠재력을 플랫폼으로 만들어 세계 ICT 산업의 환경과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발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ICT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정부의 정책이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제도 장치다. 규제 완화가 대표 사례다. 산업계에 대한 활동 제약을 줄이고 적극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지능정보산업 등 ICT 융합 신산업이 고속 성장하고 기술상으로도 글로벌 선도 국가로 일어설 수 있도록 체계화한 규제 개혁과 적극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
상반기에 조사한 ICT 융합 신산업 규제 현황을 보면 시장진입단계(34%)보다 성장단계(66%)에서 더 많은 규제를 보이고 있고, 그 가운데에서도 후행성 규제가 40%에 이르고 있다.
하반기 규제 개혁 방향 가운데 융합신산업 발굴 분야를 확대하고, 신속 처리 및 임시 허가를 통한 빠른 시장 진입 지원은 의의가 커 보인다. 특히 ICT 융합 신산업 분야와 기술 분야에 일부분으로나마 세금 감면을 포함한 투자 촉진 지원책은 고무되는 일이라 할 것이다.
ICT 산업은 경제 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 국가경제의 중심축으로 움직이고 있다. 2015년까지 3년 연속 1700억달러 수출, 우리나라 전체 수출 33%, 무역수지 흑자 약 90% 점유, 2015년 ICT 발전지수 세계 1위(ITU) 등 수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ICT가 우리 미래의 밝은 성장을 이끌 수 있는 핵심 분야인 것이다. 탄탄하고 유연한 ICT 생태계 구축을 통해 혁신적이고 발전적인 ICT 산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관심과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황중연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 부회장 jyhwang@kfic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