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인텔 인사이드]<2> 알테라 인수한 인텔, 클라우드 기술 역량 강화

인텔 14나노 제조공정으로 생산된 알테라 FPGA 스트라틱스10
인텔 14나노 제조공정으로 생산된 알테라 FPGA 스트라틱스10

알테라 인수합병(M&A)은 인텔 역사상 최대 규모의 딜이었다. 인텔은 지난해 6월 176억달러(약 18조5000억원)를 들여 알테라를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합병 작업을 연말에 완료했다.

인텔은 알테라를 왜 인수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클라우드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알테라는 세계 2위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공급 업체다. FPGA는 설계를 변경할 수 있는 반도체를 의미한다. 매번 칩 기능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통신 기지국이나 중계기, 우주선과 자동차 등 연구개발(R&D), 소량 생산용 시제품에 주로 탑재된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등 클라우드 영역에서 FPGA의 활용도가 높아 가고 있다. 대량 생산된 기존의 프로세서는 클록 속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FPGA는 높은 클록에도 전력 효율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도 FPGA의 이 같은 장점을 잘 알고 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는 빙 검색 인프라에 FPGA를 활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데이터베이스(DB) 처리 서버에 FPGA를 적용하고 있다. 중국 바이두도 딥러닝 인프라에 FPGA를 적용했다.

인텔은 알테라 브랜드의 FPGA 사업은 그대로 이끌고 가되 자사 제온 칩과 알테라 FPGA를 하나로 통합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지난 상반기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된 `오픈 컴퓨트 프로젝트 US 서밋 2016`에서 인텔은 제온 프로세서와 알테라 FPGA을 멀티칩패키지로(MCP)로 통합한 시제품 칩을 시연했다. 이런 기술 방식을 활용하면 인텔은 더 빠르고 최적 비용의 클라우드용 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알테라를 인수함으로써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등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도 기술 역량 확대가 예상된다. 알테라는 ARM 코어를 내장한 시스템온칩(SoC) 형태 FPGA도 출하하고 있다. R&D 시기부터 SoC FPGA를 제공하고 기술을 지원할 경우 추후 대량 생산용 칩 개발 때 명확한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알테라 인수로 인텔이 얻는 또 다른 이점은 가동률 확대다. 알테라는 대만 파운드리 업체에서 칩을 생산해 왔다. 이 생산 물량을 인텔이 고스란히 가져올 수 있게 됐다.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알테라 인수 완료 이후 “무어의 법칙을 적용해 FPGA 사업을 더 키워 나갈 것”이라면서 “자율주행 자동차, 머신러닝 같은 새롭고 놀라운 경험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