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에 착수했다. 삼성에 이어 LG도 개발에 나서면서 폴더블 스마트기기 상용화가 급물살을 탔다.
20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에 착수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린 데 이어 올해 연구소에서 추진하던 폴더블 디스플레이 프로젝트를 개발 부문으로 이관했다.
연구소에서 개발로 업무가 넘어간 건 상용화를 본격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LG디스플레이는 우선 폴더블 스마트폰 탑재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펼치면 태블릿이 되고 접으면 휴대할 수 있는 형태다. 업계 관계자는 “LG 폴더블은 안쪽과 바깥쪽으로 모두 접을 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는 제품 상용화를 위해 최근 해외 업체와 기술 제휴도 맺었다. 캐나다 IGNIS이노베이션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회로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를 체결했다. 양사의 협력 내용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폴더블 디스플레이 활용이 목적이라고 IGNIS 측은 밝혔다.
피터 몬스버거 IGNIS이노베이션 최고경영자(CEO)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년 안에 펼치면 태블릿이 되고 접으면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행보가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개발 여부 자체도 언급하지 않았다. 물밑에서 상당한 준비를 해 온 것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 초 경북 구미공장(E5)에 6세대 플라스틱 OLED 생산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플라스틱 기반으로 OLED를 만들면 구부러지거나 접을 수 있는 유연한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구미시가 휘거나(벤더블) 접을 수 있거나(폴더블) 돌돌 말 수 있는(롤러블)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 기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상반기에 구미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과 맞물려 최근 정보통신(IT)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기술이다.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하드웨어(HW) 개발을 가능케 해 정체기에 들어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시장에 돌파구를 제시할 기술로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한국 스마트폰 산업의 차별화 요소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 프로젝트를 상당히 진행한 것으로만 알려졌다. LG의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이 배가될 전망이다. 삼성과 LG의 기술 경쟁도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세부 개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