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위주였던 우리나라 에너지산업 패러다임이 수요관리 중심으로 변화한데 이어 에너지수요관리 방식도 바뀌고 있습니다. 수요관리를 더 이상 수동적인 `에너지절약을 강요하는 방식`에만 의존할 수 없습니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절약하는 것이 새로운 산업, 돈을 벌 수 있는 신산업이 될 수 있도록 키워나가야 합니다. 돈이 벌리는 에너지 신산업이 확대할수록 수요관리 효과는 자연스럽게 커집니다.”
에너지수요관리 업무 경력 30년, 우리나라 에너지절약 정책과 산업의 A부터 Z까지 꾀뚫고 있는 원장묵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수요관리PD가 보는 앞으로의 방향은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원 PD는 “기존에는 `티끌모아 태산` 격으로 수요관리를 에너지절약 등 규제 중심으로 진행했는데 앞으로는 수요관리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산업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요관리를 단순히 에너지 안정적 공급 일환으로만 볼 게 아니라 우리나라 입장에서 IT 산업을 대체하고 이에 버금갈만한 새로운 먹을거리 산업으로 키울 수 있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수요관리 분야에서 에너지신산업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시장을 키우고, 수요관리를 블랙아웃이나 기후변화 대응만이 아니라 고용창출 등 우리의 새로운 먹을거리 산업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수요관리 시장 파이가 커지면 투자가 늘어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관리 신시장 창출은 우리의 차세대 먹을거리 산업 육성과 동시에 기후변화나 에너지 수급문제 해소에도 기여하는 1석 2조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수요관리 관련 여러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 낼 수 있도록 산학연이 합심에서 아이디어를 모으고, 국내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에너지신산업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원 PD 생각이다.
그는 “정부·공기업·민간기업이 상호 역할 분담과 연계성을 강화해 추진한다면 에너지신산업 비즈니스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기업 인프라를 잘 활용하고, 세계적 수준의 IT 기술과 연계한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기후변화 대응도 선제적으로 할 수 있는 신산업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 PD는 전력 중심으로 움직이는 스마트에너지화를 열과 가스 등 다른 에너지원으로 확대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력에 국한된 `스마트그리드` 개념을 다른 에너지원까지 포괄하는 `스마트에너지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확장해야 한다”며 “전기·열·가스·물까지 포함하는 통합적인 운영체계로 구축하는 것이 선진 트렌드고, 우리나라도 전기 중심으로 된 사업을 확장해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