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또 오해영’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케이블 드라마임에도 두 자리 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이는 tvN 월화드라마 사상 최고 기록이기도 했다. 전혜빈은 방송 전부터 이미 ‘또 오해영’의 성공을 예측하고 있었다.
“저는 이 드라마가 잘 될 거라고 확신을 했어요. 대본이 너무 재밌었고, 현진이가 연기를 정말 맛깔나게 잘했거든요. 기자간담회 때 아무도 예상 시청률을 10%라고 얘기하지 않았는데 저만 10%를 말했고, 정확히 맞췄어요. 드라마가 잘돼서 완전 행복합니다.”
전혜빈과 서현진의 캐릭터는 이름은 오해영으로 같았지만 성격은 매우 달랐다. 전혜빈은 모든 게 완벽한 금수저 오해영(이하 금해영)을 연기한 반면 서현진은 금해영과 늘 비교돼 피해 의식이 있던 흙수저 오해영(이하 흙해영)을 맡았다. 만약 전혜빈이 서현진과 역할을 바꿔 흙해영을 연기했다면 어땠을까.
“현진이만큼 잘 소화하지 못했을 거예요. 저는 흙해영처럼 부모님께 엉엉대면서 자란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장녀였던 데다 엄마가 못 하거나 남자가 해야 할 일을 거의 제가 잘했던 편이에요. 늘 의젓하고 씩씩한 딸이었죠. 드라마에서처럼 남자친구 도시락 싸준다고 새벽에 같이 도시락 싸주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딸을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거예요. 현진이가 그 역할을 훌륭하게 잘해줬죠.”
서현진과 전혜빈은 지난 2001년과 2002년 각각 밀크와 러브(Luv)라는 걸그룹으로 데뷔한 가수 출신 배우다. 전혜빈은 본인과 비슷한 길을 걸은 서현진이 그동안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쳤는지 충분히 이해했고, 성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저와 현진이는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서 어려운 시기를 함께 겪었어요. 그래서 현진이가 잘된 게 기쁘면서도 부러워요. 작품, 연출, 배우, 대중의 관심 모두 완벽했죠. 그만큼 현진이가 인고(忍苦)의 시간 견뎠기 때문에 그 보답을 받은 거라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축하하고 기뻐요.”
전혜빈은 ‘또 오해영’에 출연은 자신에게 행운이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더 많은 것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다.
“대본을 받았을 때 시나리오 자체가 너무 재밌었고, 이런 드라마에 출연만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많은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제 욕심에 비해서는 많은 걸 보여드리지 못했던 것 같아요. 분량에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제 캐릭터가 악역으로 비춰지지 않기 위한 작가님의 의도였다는 걸 알게 되고 제 생각이 어리석었다는 걸 느꼈어요.”
드라마 속 금해영은 모든 게 완벽해보였지만 이혼한 어머니 밑에서 자라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한 인물이다. 이로 인해 따뜻한 가족의 사랑을 받으면서 자란 흙해영을 오히려 동경하기도 했다. 전혜빈은 자신의 역할을 공감해주고 사랑해준 시청자들로 인해 배우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요즘 이혼 가정이 흔하다고는 하지만 그분들 가슴 속에는 부모님의 사랑을 못 받고 자랐다는 한이 맺혀 있을 거예요. 드라마 속 금해영을 보고 엉엉 울었다는 분도 계셨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제 캐릭터에 공감해주셨어요. 연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이상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는 책임이 있고, 누군가를 대변해야하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더욱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또 오해영’은 전혜빈의 연기 인생에서 가장 잊지 못할 작품이 됐다. 특히 화려한 스타 캐스팅 없이 이뤄낸 성과라 더욱 의미 있었다.
“데뷔 14년 만에 처음으로 큰 사랑을 받는 작품을 해봤어요. 물론 ‘조선총잡이’나 ‘직장의 신’도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었지만 이 정도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지는 않았죠. ‘또 오해영’은 정말 대박이라고 생각해요. 잘 나가는 한류스타 배우나 아이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던 배우들이 모여 이런 성과를 이뤄내니 전우애도 생기고 진짜 뿌듯합니다.”
전혜빈은 끝으로 앞으로의 활동 각오를 전했다.
“앞으로 주저하는 것 없이 꾸준하고 열심히 살고 싶어요. 가능하다면 더 많은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고, 도전해보고 싶은데 그동안 못 해본 배역들도 많죠. ‘또 오해영’을 기점으로 더 많은 분들에게 전혜빈이라는 배우가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