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카드에 이어 중국 은련, 마스터, JCB 카드 등 국제 카드사들이 줄줄이 해외 결제 수수료를 올릴 전망이다.
국내 카드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비자카드로 촉발된 결제 수수료 인상이 모든 국제 카드사로 번질 전망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비자카드는 국내 카드사에 1.0%의 해외결제 수수료를 1.1%로 올려 내년 1월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엔 중국 은련카드가 해외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카드사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은련은 국내 카드사에 해외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수수료 0.6%를 책정했지만, 부과를 유예해줬다. 하지만 국제카드사인 비자카드가 수수료 인상 통보 후 은련은 해외결제수수료를 0.8%로 인상해 부과하겠다고 방침을 세웠다. 올 연말부터 0.8% 해외결제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은련이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국내 카드사 타격은 치명적이다.
지난해 은련카드를 통한 거래액은 41조위안(7400조원)을 넘어섰다. 중국 현지 카드 수 46억장, 은련카드 소지자는 9억명을 넘었다. 결제 인프라가 되는 POS단말기만 1600만대, 카드 사용금액 41조위안으로 미국 등 다른 국가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조만간 은련과 협상에 나설 계획”이라며 “은련뿐만 아니라 국제 카드사가 비자카드 수수료 인상 행보를 예의주시하며, 줄줄이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비자와 같은 수수료를 받고 있는 마스터카드도 비자카드 인상안이 확정되면, 수수료 인상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JCB카드도 마찬가지다.
그럴 경우 국내 카드사가 지급해야할 해외 결제 수수료는 연간 100억원 이상을 추가로 내야 할 처지에 몰린다.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는 비자카드 수수료 인상을 반드시 철회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비자카드 수수료 부과안을 막지 못할 경우 다른 국제카드사의 수수료 인상을 막을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롯데, 비씨, 삼성, 신한, 하나, 현대, KB국민, 우리카드 등이 미국 비자카드 본사 항의 방문과 공동 대응에 합의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비자카드 수수료 인상을 막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 강력한 대응방안을 이미 수립했다”며 “금융당국 등 정부 또한 대응책 마련에 동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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