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한전, 컨설팅서 해외사업까지, 팔색조 지역특화사업

한국전력공사의 지역본부별 특화사업은 아이템과 규모 모두 천차만별이다. 전국에 위치한 사업소 특성상 각 지역 특색과 여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본부 규모가 큰 곳은 그만큼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만 관할 구역도 좁고 고객도 많지 않은 곳은 맞춤형 서비스, 공유경제 등 지역상생형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협력 대상도 산업 비중에 따라 제조업 지원이나 농어촌 상생을 추진하기도 한다.

한전 경기지역본부가 해외 바이어들에게 에너지신기술 안내 및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는 스마트그리드 홍보관
한전 경기지역본부가 해외 바이어들에게 에너지신기술 안내 및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는 스마트그리드 홍보관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경기지역본부다. 가장 넓은 지역과 많은 고객을 담당하고 있고, 근무 직원도 전 본부 통틀어 가장 많다 보니 웬만한 중견기업 못지않은 사업을 벌여 나가고 있다.

경기본부는 지역본부 최초로 에너지 신산업 해외 시장을 개척한 곳이다. 올해 3월 경영회의에서 조환익 한전 사장이 `업의 변화`를 위해 지역본부 해외 진출을 주문한 이후 필리핀 볼리나오 70㎿ 태양광 사업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5월에는 경기 중소기업 12개사와 공동으로 필리핀·말레이시아 전력 수출로드쇼(5월)를 시행, 1000만달러 수출 상담과 36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여기에 태국, 캄보디아 등 국가의 전력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스마트그리드(SG) 스테이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신사업 현장에 대한 `에너지 투어`를 시행하며 수출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에너지 신산업 분야 스타트업 기업 발굴과 지원도 벌인다. 5월에는 경기도 안산 소재의 지오라인과 MOU를 체결, 에너지 신산업 스타트업 1호로 선정하고 육성 전담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해 지원하고 있다. 지난 6월 한국남동발전과 공동 추진에 나선 영흥도 계통 연계형 마이크로그리드 구축도 경기본부의 작품이다.

서울지역본부는 법인고객 맞춤형 에너지컨설턴트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종로, 명동 등 서울 중심가에 몰려 있는 대용량 고객들을 대상으로 전력을 좀 더 값싸고 효율 높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컨설팅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고객 관리 차원에서 비정기로 실시하던 것을 정식 서비스로 오픈하는 셈이다.

남서울지역본부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 본사 부지의 지상 옥내 변전소를 ESS, 신재생, 전기자동차(EV) 및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보안·방재 등 에너지 신기술을 적용한 지하 디지털 변전소로 이전·구축하는 사업을 수출형 사업 모델로 적용했다.

강원지역본부는 범정부 차원의 탄소저감 정책에 동참하기 위해 전국 48곳 14.3ha에 약 2마4960그루의 자작나무 등을 식재, 산림 탄소 상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원본부는 이번 사업으로 이산화탄소 약 4480t의 흡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32개 학교와 지역 주민 1500여명의 참여를 통해 탄소 감축 사업에 대한 공감대를 높이고 있다.

인천지역본부는 선박용 전력 공급으로 오염을 줄이는 그린파워 항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선박이 항구에 정박했을 때 선박 내 디젤발전기에서 전기를 자가 발전함으로써 매연과 미세먼지 등이 발생했지만 이제는 전력 공급으로 오염물질을 대폭 감축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인천항만공사, 한국에너지공단 등이 함께 MOU를 체결하고 백령도 정기 여객선인 하모니 플라워호의 육상전력(SP: Shore Power) 공급 시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대전·충남지역본부는 휴대용 전력저장시스템(포터블 ESS)을 개발했다. 에너지 신사업 개발을 위한 세부 과제로 별도 공급설비 투자비용 대비 사용 빈도가 낮은 농사용 관정 등에 배전 선로를 신설하지 않고도 ESS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추진됐다. ESS 설치로 전력 공급을 대신할 수 있어 연간 49억원의 설비투자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광주·전남지역본부는 본사가 추진하고 있는 나주 빛가람 에너지밸리 지원군으로 활동하고 있다. 입주 예정 대상 기업 33개사에 대해 방문 컨설팅을 실시하고, 맞춤형 기능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개발해 총 352명이 교육을 받도록 했다. 이 밖에 에너지밸리 기업의 조기 안착을 위한 종합지원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울산지역본부는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을 추진해 월평마을 등을 대상으로 태양광발전, ESS, 태양광 가로등, EV 충전인프라 등 설비를 설치하고 있다. 마을 단위의 에너지 효율 향상 테스트베드 구축은 물론 지역사회의 부가수익 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지역본부는 제주 대정해상풍력과 계통연계용량을 확대해 신재생 에너지 이용을 확대하는 신재생 융합형 변전소를 추진해 청정에너지 확산에 기여하고, 분산전원 연계를 위한 신기술 개발에도 힘쓸 예정이다.

한전은 지역본부 특화사업 추진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지역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업소 직원들이 고객 맞춤형 비즈니스를 발굴해 이를 새로운 먹거리로 키울 수 있도록 하고, 경기본부처럼 해외 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 진행 시 필요한 경우 공동 대응 할 계획이다.

박형덕 한국전력 경기지역본부장(오른쪽 세번째)와 조성규 지오라인 대표(네번째)가 상생협력 협약을 맺었다.
박형덕 한국전력 경기지역본부장(오른쪽 세번째)와 조성규 지오라인 대표(네번째)가 상생협력 협약을 맺었다.

자료: 한전 지역본부 취합

[이슈분석]한전, 컨설팅서 해외사업까지, 팔색조 지역특화사업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