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위기대응 매뉴얼이 있습니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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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검색창에 특정 단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연관 검색어가 줄지어 나온다. 입력한 어휘와 연결된 수식어나 관련한 사건·사고까지 알 수 있다.

최근 특정 가전제품을 검색하면 자동으로 유해물질과 같은 부정적 단어가 나온다. 가습기, 정수기, 공기청정기부터 에어컨까지 다양하다.

피해자를 대거 양산한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가습기`라는 단어를 포털에서 검색하면 `가습기 살균제 사망` `가습기 피해` 등 부정적 연관 검색어 일색이다. 검색 한 번으로 소비 욕구를 위축시킨다.

[기자수첩]위기대응 매뉴얼이 있습니까?

가습기 살균제 유사 유해물질 배출 우려가 있다는 공기청정기 항균 필터 사태로 인해 공기청정기 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공기청정기와 유해물질을 함께 검색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기청정기, 유해물질이라는 단어가 한 쌍이 돼 온라인을 떠돌고 있다.

같은 필터를 사용했다는 에어컨도 자유롭지 못하다. 정수기도 `중금속 사태` 이후 연관 검색어에는 암운이 감돈다. 정수기, 공기청정기마저 같은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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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대다수는 포털에서 먼저 정보를 얻는다. 부정적 연관 검색어가 튀어나오면 소비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기업이 오랫동안 마케팅으로 쌓아 온 신뢰도 무너진다. 순식간에 이슈로 떠오르고, 불매운동이 일어난다. 기업 입장에서는 탐탁지 않다.

기업은 예상하지 못한 사건에 대비한 시스템과 매뉴얼을 갖춰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에 통하지 않는다. 연구개발(R&D)이나 신제품 출시 못지않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기업 이미지 손상은 제품 부실보다 상처가 더 크다. 정성이 담긴 충실한 대응만이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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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자동차산업부=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