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람이 없는 기술은 존재할 수 없다.

우리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챗봇(Chatbot)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얼마 전에는 국내 핀테크 업체가 오는 10월 챗봇 도입을 발표하기도 했다.

챗봇은 AI 기술로 인간 대화 방식을 구현한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인간처럼 정보를 검색해 주고 쇼핑 주문도 대신하며 음식이나 여행지나 금융 상품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는 상용화됐다. 당분간 컴퓨터와 감정을 나누는 정도는 아니겠지만 AI 운용체계(OS)와 사랑에 빠진다는 영화 `그녀(Her)`가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실제 상당수 기업은 이를 적용, 상당한 성과를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정보기술(IT) 업체는 물론 CNN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언론을 비롯해 이베이, 스포티파이, 익스피디아, 버거킹 등 다양한 기업이 개발하거나 도입했다.

국내도 금융권뿐만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등 관련 업체들이 도입했거나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은 24시간 서비스가 가능하고, 비용 감소와 관리 효율 측면에서 매력을 끈다. 물론 고객 편의도 높아질 수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예측이 나온다. 이런 예측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기술 발달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한다는 전망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산업혁명으로 기계가 인간을 대신하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물론 이 과정에는 `교육`이라는 매개체가 작용해야 한다.

기존 인력을 `비효율`이라는 잣대로 재단할 것이 아니라 변화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조직 내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뒤따라야 한다.

이것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기업, 나아가 우리 사회가 고민할 또 다른 과제이자 의무다.사람이 없는 기술은 존재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