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이 241일 만에 최종 무산됐다. 두 회사는 심각한 후유증을 치유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8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금지 결정으로 M&A 인허가 심사를 계속 진행할 실익이 없어졌다”며 “당사자인 SK텔레콤이 인허가 신청을 취하함에 따라 심사 절차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이어 미래부까지 이 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두 회사 M&A는 최종 무산됐다. SK텔레콤은 25일 CJ헬로비전에 M&A 계약 해제를 통보하고 27일 미래부에 M&A 인허가 신청을 취하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경영난에 직면한 케이블TV 업계를 선제적으로 구조조정하고 통신산업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추진됐던 M&A가 무산되면서 통신방송 업계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는 “관련 업계 의견수렴 등을 통해 이번 M&A 무산과 연계해 방송통신 산업에 필요한 정책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모두 M&A 무산으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어 경영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흡수해 유무선 인터넷·방송·모바일 비디오 등을 아우르는 `초대형 플랫폼`으로 재도약한다는 계획이 무위로 그쳤다. CJ헬로비전은 심사가 길어지면서 영업 위축과 구성원 동요 등 피해가 크다고 호소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날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매우 당혹스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겸허히 수용하고 향후에도 국내 미디어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도록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은 “M&A 과정에서 신의성실에 입각해 최선을 다할 의무가 있음에도 명시적 합의나 사전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계약해제 통보와 M&A 인가 취하신청서를 제출한 SK텔레콤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향후 주주관계 등 회사가 처한 상황을 고려해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래부 결정에 대해서는 회사 경영정상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상황이라 별도로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