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유명준 기자] 크레용팝이 8월말 컴백을 목표로 앨범 작업에 한창이다.
크레용팝은 지난 2013년 ‘빠빠빠’ 하나로 스타덤에 올랐다. 트레이닝복에 헬멧을 쓰고 ‘직렬 5기통 춤’이란 이색적인 퍼포먼스로 큰 인기를 끌며, 남성 팬들을 몰고 다녔다. 당시 크레용팝의 인기는 행사장에서도 알 수 있었다. 많은 곳에서 크레용팝을 찾았기에 선배 가수들과 출연 순서까지 바꿀 정도였다.
그런 크레용팝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헬멧 대신 보자기를 쓰고 활동한 ‘어이’, 여전사 콘셉트의 'FM' 등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쌍둥이 멤버인 초아와 웨이가 '딸기우유'라는 유닛 그룹도 눈길을 끌긴 했지만, 반응은 별로였다.
크레용팝의 부진은 독특한 콘셉트의 한계에서 우선 찾을 수 있다. ‘빠빠빠’의 곡이나 춤은 쉽게 따라할 수도 있고 재미있었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아무리 독특한 콘셉트라도 자주 보면 질리게 된다. 그 한계를 후속곡에서 뛰어넘지 못한 것이다.
그 때문에 당시 크레용팝이 퍼포먼스 외에도 귀에 쏙 들어오는 노래로 대중들과 만나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그러나 이미 너무 한 이미지로만 각인된 크레용팝이기에 쉽게 방향 수정을 하지 못했다.
물론 크레용팝의 부진을 크레용팝에게서만 찾기에는 무리가 있다. 소속사 직원들이 대거 교체되고, 내부 사정이 복잡했기 때문에 크레용팝을 지원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한때 가요계를 흔들었던 크레용팝의 극단적 부진은 아쉬운 상황이다. 2년 넘게 존재감이 이렇게 빨리 사라지기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8월 컴백이 크레용팝에게도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가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현재 가요계 걸그룹의 양상은 독특한 콘셉트보다는 청순미나 당당함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크레용팝이 원래의 콘셉트를 고집할지, 아니면 현재의 흐름을 따라갈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차트에서는 원더걸스와 여자친구, 씨스타 등이 버티고, 음악방송에서는 현아나 아이오아이 유닛 등과 붙어야 한다. 과거의 영광을 찾으려 하는 것보다는 대중들에게 크레용팝이 아직까지 건재하다는 것만 보여줘도 성공한 활동이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