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태의 IT경영 한수]<124>Early Start의 중요성

[이강태의 IT경영 한수]<124>Early Start의 중요성

대학에서 4학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4학년 학생들 관심사는 오직 취직뿐이다. 오직 남들이 좋다고 하는 대기업, 공무원, 글로벌 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꿈이다. 그러나 그 꿈을 이루는 학생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왜 그렇게 간절히 원하는 데 그 꿈을 이루지 못하는가? 모든 학생이 같은 꿈을 꾸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쟁력이 높아야 한다. 경쟁력은 노력의 총량에 의해 결정된다. 총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일찍 시작해야 한다. 어차피 닥치게 되면 노력하기에는 모두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취직을 하고 나서도 누구나 조직 내에서 인정받고 싶어 한다. 이왕이면 조직에서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대부분 회사에서 차장, 부장되는 데에는 그리 큰 힘이 들지 않는다. 그다음이 문제다. 임원이 되고, 언젠가 사장이 되고 싶어 하지만 그 꿈을 이루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임원 승진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그 조직에서 최소한 15년을 일해야 한다. 그것도 성실하게 일했을 것이다. 그런데 왜 나는 안 되는가? 학벌, 지역, 인간관계, 행운 등 여러 가지를 원인으로 꼽지만 자기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의 노력이 늦게 시작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후회할 따름이다.

대학 때 국가대표 축구선수, 야구선수와 어울린 적이 있다. 그때 처음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졸업 후 곧장 해외로 진출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운동선수임에도 독일어,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이들은 꿈을 이뤘고, 한국에서는 프로팀 감독도 지내고 지금은 해설자로 활약하고 있다. 1970년대 중반 대학교 졸업반 수준에서 이들의 꿈은 무지 커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꿈을 이루었다. 그만큼 남들보다 빨리 깨우치고, 빨리 노력하고, 빨리 움직였기 때문이다.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대부분의 회사들이 연초에 임원 인사를 한다. 그러나 대기업은 연초에 업무를 제대로 시작하지 못한다. 조직과 담당 임원이 바뀌게 되면 업무 분장이 바뀌게 된다. 그러다 보면 각종 밥그릇 다툼이 일게 되고, 업무 분장이 명확해지는 데 2~3개월이 걸린다. 대표이사도 공식적으로는 주주총회에서 바뀌기 때문에 정식 취임은 대개 3월 말에 한다. 그러다가 업무 보고하고,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짜고, 기존의 사업계획 수정하다 보면 상반기가 훌쩍 지난다.

달리기에서 한 번 뒤떨어지면 정말 따라잡기 힘들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점점 뒤처지면 나중에 분발해도 선두그룹을 따라잡기 어렵다. 그러니 인생에서 승리하고 남들보다 잘사는 방법은 처음부터 뒤떨어지지 않는 방법뿐이다. 초등학교에서 공부든 운동이든 예능이든 잘하면 중학교에서도 잘하고, 중학교에서 잘하면 고등학교에서도 잘하는 법이다.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잘하면 사회에 나와서도 잘한다. 지금 성공한 사람들의 과거를 추적해 보면 대부분이 어렸을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사람이 많다. 학문·스포츠·문학·정치·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어릴 때, 젊을 때부터 일찍 목표를 잡고 노력한 사람들이다. 그 노력이 1만시간을 넘어서게 되면 서서히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그 노력에 대한 사회적 보상이 이뤄지는 법이다.

지금 많은 젊은이가 뒤늦게 자신들의 노력에 대한 사회적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요구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헬조선`이니 `흙수저`니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기들의 노력이 언제 시작했는지를 되돌아봐야 한다. 대학교 3, 4학년 때 정신 차려서 공부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늦어도 중학교 때부터는 공부든 운동이든 예술이든 집중적인 노력이 시작돼야 한다. 그래야 사회에 나올 때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쌓고,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4/4분기부터 내년도 영업을 위해 뛰는 기업과 2/4분기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는 기업의 실적이 같을 수 없다. 사원 때부터 임원과 사장이 되기 위해 뛰는 사람과 부장이 되어서야 자기 평판 관리를 하는 사람의 결과가 같을 수 없다. 신규 시장에 일찍 뛰어든 기업과 눈치를 보다가 뒤늦게 참여하는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같을 수 없다.

사회적으로 가끔 뒤늦게 시작해서 성공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늦게 시작하면 사실 힘이 많이 든다. 만약 당신이 이제라도 시작할 수밖에 없다면 남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두 배, 세 배의 노력을 더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오늘이 당신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다. 시작이 빨랐으면 정말 좋았겠지만 어쩌겠는가. 지금이라도 바로 시작하는 수밖에…. 그리고 두 배, 세 배의 노력을 들이는 수밖에….

CIO포럼 명예회장(명지대 교수) kt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