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칼럼] 창업국가 이스라엘에 불어오는 포켓몬 고(Pokémon Go) 열풍

[SBA 칼럼] 창업국가 이스라엘에 불어오는 포켓몬 고(Pokémon Go) 열풍

박대진 코이스라 시드 파트너스(KSP) 공동대표/매니징 파트너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가장 큰 화두는 구글 사내벤처로 시작한 나이언틱 랩스가 개발한 게임, ‘포켓몬 고(Pokemon Go)’일 것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포켓몬 고가 각국에서 얼마나 화제가 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포켓몬 고의 매력에 빠지고 있는지를 반영하는 사진과 동영상이 연일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올라오고 있다.

출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전 세계적으로 8,5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해당 게임을 다운받아 즐기고 있으며, 하향세를 타고 있던 닌텐도의 시장 가치 또한 425억 달러까지 솟구쳤다는 사실은 ‘포켓몬 고’의 파급력이 얼마나 큰 지 새삼 일깨워준다.

아직 게임 출시가 되지 않은 한국에서도 속초에서 포켓몬이 속초에 떴다는 소식에 속초행 버스가 매진되는 일들이 생길 정도로 국내에서의 포켓몬 고의 열풍은 요즘 날씨만큼이나마 정말 뜨겁다. 그렇다면, 한국과 더불어 IT 분야에서 둘째가라고 하면 서러운 이스라엘의 ‘포켓몬 고’의 활약상은 어떨까?

창업국가 또는 IT강국으로 알려진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이스라엘 국민들은 전반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제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는 곳이 이스라엘이다.

한국과 같이 ‘포켓몬 고’는 아직 이스라엘에 정식으로 진출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수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은 포켓몬 고를 즐기며 사용하고 있다. 이스라엘 앱 관련 조사 기관인 StartApp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안드로이드 핸드폰 사용자 중 5%가 이미 ‘포켓몬 고’를 사용하고 있으며, 사용자 중 70%가 남성으로 약 55%의 사용자는 텔아비브의 중심가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포켓몬 고가 정식 출시도 되지 않은 이스라엘에서 5%라는 숫자는 절대 적은 수치가 아니다. 지난 17일에는 레우벤 리블린(Reuven Rivlin) 이스라엘 대통령도 대통령 관저 안에서 포켓몬을 잡는 장면을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이 약 일주일 만에 39,000번의 좋아요(Like)와 6,680 번의 공유가 되었다. 이로 인해 포켓몬 고 뿐만 아니라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에 대한 인기와 관심 또한 고조되기도 했다. 이는 포켓몬 고가 이스라엘에서 얼마나 폭발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지 알려주는 단편적인 예라고 볼 수가 있다.

사실,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의 특수한 지리적,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이스라엘의 군 당국은 ‘포켓몬 고’라는 양날의 검을 손을 베지 않으면서도 유용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먼저 이스라엘의 민방위 사령부(Home front Command)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서 비상대피시설 근처에서 포켓몬을 잡으면 사진을 올려 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바로 포켓몬 고를 통해서 도시 곳곳에 있는 비상대피시설을 알리며 유사시 대비 교육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나 좋은 “마케팅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반면에 이스라엘 군 당국은 군인들에게 군부대 시설 내에서는 포켓몬 고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 처분’을 내렸다. 포켓몬을 잡을 때 찍히는 사진 내, 군사 시설이나 군 기밀이 누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에서는 ‘포켓몬 고’가 정보유출을 야기하는 애플리케이션이라며 사용 중지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포켓몬 고’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에게도 주의를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심각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 이스라엘의 국가의 보안적 상황에 따라서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반응이 달라지는 것도 이스라엘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포켓몬 고 개발사 나이언틱 랩스는 포켓몬 고의 이스라엘 정식 진출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아직 출시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와 유사한 지리안보적 상황에 위치해 있는 이스라엘 정부와 군을 들었다 놓았다 한 ‘포켓몬 고’가, 런칭 후 어떤 ‘사고를 칠 지’ 그 귀추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