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양산 확정…"차세대 디스플레이 선점 위해 900억 투자"

코오롱인더스트리,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양산 확정…"차세대 디스플레이 선점 위해 900억 투자"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투명 폴리이미드(Polyimide) 양산을 결정했다. 2018년 1분기 완공을 목표로 900억원을 들여 양산 설비를 구축키로 한 것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대표 박동문)는 1일 공시를 통해 세계 최초 투명 폴리이미드(이하 투명 PI) 필름 양산 설비 투자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3분기 경북 구미시 구미공장에 설비를 구축, 2018년 1분기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총 투자 규모는 900억여원이며, 완공 시 연간 2000억원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우선 1개 라인을 투자하고, 시장 변화에 따라 2·3호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투자 결정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조기 선점하는 동시에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단행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 PI는 극저온과 고온에서 물성이 변화하지 않고 필름 형태로 만들면 종이처럼 유연해진다. 화면을 접어야 하는 `폴더블(Foldable)`과 둘둘 마는 형태의 `롤러블(Rollable)`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최적 소재로 꼽히고 있다.

특히 누런 색깔을 띠었던 지금까지의 PI와 달리 코오롱인더스트리의 PI는 투명한 특성을 갖춰 외부 충격에서 화면을 보호하는 윈도커버 소재와 유기발광재료(OLED)를 증착하는 기판 소재로 주목 받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양산을 결정함으로써 실제 적용이 현실화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 열에 강하면서 종이처럼 유연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주목 받고 있다(제공: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 열에 강하면서 종이처럼 유연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주목 받고 있다(제공: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 열에 강하면서 종이처럼 유연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주목 받고 있다(제공: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 열에 강하면서 종이처럼 유연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주목 받고 있다(제공: 코오롱인더스트리).

이번 양산 투자 결정은 미래 디스플레이 상용화 측면뿐만 아니라 외산에 의존했던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국산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동안 윈도커버 소재와 기판 소재로 유리가 사용됐다. 이 전량을 코닝과 아사히글라스 등이 독점적으로 공급했다. 제조업임에도 영업이익률이 50%를 넘었던 이유다. 또 코닝이 윈도커버 강화유리로 벌어들인 매출이 한 해 1조원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절대적이었지만 이를 탈피할 계기가 이번에 마련된 것이다. 형태 변화가 중요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대에 딱딱한 유리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배병수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투명 PI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에서 유리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양산성과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면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에 의미 있는 기초 소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의 투명 PI 양산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스마트 디바이스의 개발 속도를 높이는 효과도 가져올 전망이다. 투명 PI 필름 상업 생산이 시작되면 폴더블과 롤러블 외에도 속이 보이는 투명 디스플레이와 벽에 쉽게 탈착이 가능한 벽면디스플레이(Wall Display) 등에 활용이 가능하고, 폴더블 스마트폰과 같은 전혀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기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투명 PI 사업을 총괄 중인 강충석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는 “이번 투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미리 내다보고 세계 최초로 투자한 사례”라며 “공격적 증설로 시장을 선점하고 추격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기술 장벽을 구축해 투명 폴리이미드를 신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디자인 특허를 출원한 폴더블 폰 이미지(자료: 스터프).
삼성전자가 디자인 특허를 출원한 폴더블 폰 이미지(자료: 스터프).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