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움직이는 짚신벌레처럼 약물을 전달하는 섬모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했다.
최홍수 DGIST(총장 신성철) 로봇공학전공 교수연구팀은 짚신벌레의 섬모운동을 모방해 혈액처럼 점성이 높은 체내 유체 환경 내에서 추진효율이 뛰어난 섬모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최 교수팀은 초미세 3차원 가공기술 및 비대칭적 자기장 구동기술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섬모 마이크로로봇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이 기술은 마이크로로봇에 구현하기 힘들었다. 미생물의 섬모운동은 이론적으로만 알려졌었다.
미생물이 유영하는 마이크로 유체환경은 인체 내부 유체처럼 점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미생물은 나사선 추진운동이나 진행파동운동, 섬모 비대칭적 왕복운동과 같은 추진법으로 점성이 높은 환경에서 이동한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마이크로 로봇에 나사선 추진운동과 진행파동운동을 적용했다. 이 방법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 네델란드 트벤테대학, 미국 하버드대학 등에서 구현했지만 마이크로 로봇으로까지 개발하진 못했다.
최 교수팀은 3차원 레이저 공정 기술 및 정밀 금속 코팅을 이용해 광경화성폴리머 소재에 니켈과 티타늄을 코팅한 섬모 마이크로로봇을 제작했다.
또 비대칭적 자기장 인가 기술을 활용해 섬모 마이크로로봇의 움직임을 측정한 결과 속도 및 추진효율이 기존의 자기장 끌림 구동 방식으로 움직이는 마이크로로봇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자기장을 이용한 실험에서 방향 전환도 자유자재로 가능해 직경 80㎛의 구체를 밀어서 목표 지점에 전달할 수 있다. 점성이 높은 체내 환경에서 지금까지 개발된 마이크로로봇들보다 많은 양의 약물 및 세포를 목표 지점까지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홍수 교수는 “지금까지 구현하지 못했던 섬모의 비대칭적 왕복운동을 모방한 마이크로로봇을 정밀 3차원 제작기술 및 자기장 제어 기술을 통해 개발했다”며 “체내에서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작동할 수 있는 마이크로로봇을 꾸준히 연구해 약물 및 세포 전달, 체내 비침습적 수술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최근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DGIST 로봇공학전공 최홍수 교수가 교신저자, 로봇공학전공 김상원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