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백융희] 연극 ‘어머니 La Mère’에 출연 중인 윤소정의 연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어머니 La Mère’는 프랑스의 새로운 스타 극작가 플로리앙 젤레르의 수작으로 장성한 자녀를 떠나보낸 뒤 찾아온 상실감을 겪는 어머니의 내적 갈등과 그로 인한 주변인들과의 외적 갈등을 다룬 작품이다.
안느의 속을 알 수 없는 남편 피에르는 배우 이호재가 맡았다. 어머니의 넘치는 사랑에 부담을 느끼는 아들 니콜라와 안느의 질투를 불러일으키는 니콜라의 여자친구 엘로디는 각각 국립극단 시즌단원 박윤희와 문현정이 맡았다.
이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문제로 다뤄지고 있는 ‘빈 둥지 증후군’을 소재로 하는 작품으로 중년을 대표하는 배우 윤소정이 가족을 위해 사랑과 희생을 아끼지 않은 어머니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빈 둥지 증후군’은 중년의 주부가 자기 정체성 상실을 느끼는 심리적 현상으로 유난히 기러기 아빠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주부뿐만 아니라 중년 남성들에게도 빈번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윤소정은 애지중지하는 아들의 독립, 아들을 자신으로부터 빼앗았다고 믿는 아들의 여자친구에 대한 오해와 질투심, 남편의 외도에 대한 병적인 믿음 등 상실감과 의심으로 가득 차 붕괴 직전까지 온 어머니의 심리를 심오하게 표현했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면서도 조금씩 변주하여 우울증을 앓는 어머니가 현실감각을 점차 잃어가는 모습을 탁월한 심리극으로 연출한 연출가 이병훈이 가족에게 모든 것을 바쳤다가 중년기에 접어들어 정체성을 잃어버린 여성의 두려움과 불안감을 훌륭하게 다뤘다.
윤소정은 "관객들이 이 작품을 통해 자기애를 보았으면 한다. 어떤 한 가지에 집착하지 말고 자기가 즐길 수 있는 어떤 일이 꼭 있었으면 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어머니 La Mère’는 9월 1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