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부품 내재화로 원가절감 강화`…갤럭시노트7 SCM 분석

삼성이 갤럭시노트7의 주요 부품을 내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외부에서 조달하던 부품들을 없애거나 자체 개발한 제품으로 대체한 것이다. 상당한 원가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삼성 부품 내재화로 원가절감 강화`…갤럭시노트7 SCM 분석

부품 공급망(SCM) 측면에서 이번 갤럭시노트7의 가장 큰 변화는 디스플레이에서 일어났다. `와이옥타(Y-OCTA)`라는 터치 일체형 디스플레이를 첫 상용화했다. 와이옥타는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에서 직접 터치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번 노트7처럼 양쪽 화면이 휜 디스플레이에 터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터치센서 필름이 필요했다. 필름 위에 전극을 형성하고 이를 디스플레이에 부착하는 방식이다.

삼성은 이 센서 필름을 일본 스미토모화학 자회사인 동우화인켐과 또 다른 일본 부품 업체 알프스전기에서 공급 받았다.

노트7에서는 달라졌다. 디스플레이 내부 절연막에 전극을 형성하는 와이옥타 기술로 터치센서 필름을 아예 필요치 않게 만들었다.

삼성은 또 노트7에 자체 개발한 터치IC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터치신호를 처리하는 반도체인 터치IC도 삼성이 외부 조달하던 부품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전작인 노트5에서 ST마이크로의 IC를 썼다. 하지만 이번 노트7에서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에서 자체 개발한 IC로 대체했다.

삼성은 1분기 출시된 갤럭시S7에서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터치IC를 사용한 바 있는데, 이를 최상위 모델인 노트 시리즈까지 확대했다.

노트7 공개 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홍채인식 핵심 부품도 자체 기술로 상용화했다.

사람 홍채를 인식·구별할 수 있는 CMOS이미지센서(CIS)를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개발, 공급했다.

이 센서는 렌즈 등과 합쳐져 하나의 홍채인식카메라(모듈)로 스마트폰에 탑재된다. 하나의 카메라로 만드는 모듈화 작업은 외부 협력사에서 이뤄지지만 삼성은 핵심 요소로 꼽히는 센서뿐만 아니라 알고리즘을 내재화했다.

삼성이 주요 부품 내재화로 얻는 효과는 제조원가 절감이다. 부품을 더 이상 외부에서 사올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번에 내재화한 터치센서 필름과 터치IC만 놓고 봐도 최소 6달러 이상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S7엣지 디스플레이에 사용된 터치센서와 IC, 연성회로기판(FPCB) 등의 총 단가가 6달러 안팎”이라고 전했다.

1만원도 안 되는 금액이지만 노트7 생산량이 월 250만대에 달해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니다. 단순 계산으로만 봐도 매월 167억원이 절감된다. 삼성으로서는 그 만큼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의 이런 원가절감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홍채인식모듈 가격이 전체 제조원가의 2% 내외에 불과하고 디스플레이는 터치를 일체화한 와이옥타 방식을 채택해 원가를 절감했다”며 “S6엣지플러스 대비 7%의 제조원가 하락이 나타난 반면 노트7 공급가격은 유사하게 책정돼 갤노트7의 수익성이 과거보다 높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