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게이트를 일으킨 폭스바겐 그룹이 지난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5.1% 증가하면서 전 세계 판매량 1위에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2위 토요타와 국내 현대·기아차 판매량은 소폭 줄었다. 반면 GM, 르노-닛산, 포드 등은 판매량이 늘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기에 업체별 상반기 실적은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7일 전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 상반기(1월~6월) 실적을 분석한 결과, 폭스바겐그룹 자동차 판매량이 512만대, 토요타자동차 499만대, 제너럴모터스(GM) 476만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429만대, 현대자동차그룹 386만대, 포드자동차 341만대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토요타는 502만대로 1위, 폭스바겐그룹은 487만대로 2위였다.
이는 디젤게이트 이후 소비자 보상 문제 등으로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달성한 실적이어서 주목된다.
폭스바겐의 상반기 매출은 1079억3500만유로(약 134조원)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8% 줄었다. 영업이익은 53억3900만유로다. 전년 대비 21.7%가 감소한 수치다. 이는 리콜비용을 비롯해 디젤게이트 사태로 추가되는 비용과 함께 가격 할인으로 인한 마진이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브랜드별로도 폭스바겐 브랜드 판매량은 225만대에서 223만대로 소폭 줄어들었을 뿐이다. 저가 브랜드 스코다와 고가 브랜드 아우디·포르셰 판매량은 오히려 늘었다. 다만, 폭스바겐 브랜드의 영업이익은 14억2800만유로에서 8억8100만유로로 38%가 감소했다.
폭스바겐이 이 같은 실적을 올리는 동안 다른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부침을 겪었다. 토요타는 일본 지진과 환율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줄어든 데다 매출도 감소했다.
그 사이 미국 회사들의 실적은 빛이 났다. GM의 전 세계 판매량은 476만대로, 전년 대비 1.2%가 줄었다. 하지만, 매출은 796억달러를 달성해 전년 대비 57억달러가 늘었다.
포드는 상반기 동안 341만대를 판매해 현대·기아차의 뒤를 바짝 좇았다. 포드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만대가 늘어난 양이다. 매출은 60억달러가 늘어난 772억달러를 달성했다.
현대기아차는 판매량이 386만대로 전년 대비 약 9만대가 줄어들었다. SUV·고급차 판매량이 늘어난 덕에 매출은 늘었다. 판매량 4위인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전년 대비 34만대가 늘어난 429만대로 현대차와의 격차를 더욱 늘렸다.
고급차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도 판매량과 매출 모든 부분에서 전년 대비 높은 성과를 거두면서 고급차 시장 장벽을 더욱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2.5% 성장하면서 예상보다는 높은 성장률을 거뒀다”며 “디젤게이트에도 폭스바겐 판매량이 늘어나는 등 개별 회사들의 실적은 부침이 컸다”고 말했다.
<세계자동차시장 상반기 판매량 순위>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