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해킹 파장 확산...하원의원들 전화번호도 대거 해킹

미 대선 해킹 파장 확산...하원의원들 전화번호도 대거 해킹

지난달 발생한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이메일 해킹사건이 갈수록 큰 파장을 낳고 있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민주당 하원의원들 개인정보도 해킹당해 폭로됐다는 추가 사실이 공개됐다. `구시퍼 2.O`이라는 한 해커(혹은 해커그룹)는 이날 자신의 웹사이트에 전·현직 민주당 하원의원 193명 휴대전화 번호와 이메일 주소 등이 담긴 파일을 공개했다.

이 해커는 민주당 하원 선거위원회(DCCC)를 해킹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정보를 빼냈다고 밝혔다. `구시퍼 2.0`은 DNC 해킹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해커 또는 해커그룹이다.

이번 해킹으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의 휴대전화 번호도 공개됐다. 또 정보가 공개된 이들 가운데는 하원 정보기관과 외교위원회 멤버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선 해킹 파장 확산...하원의원들 전화번호도 대거 해킹

WSJ은 `구시퍼 2.0`이 공개한 휴대전화 번호로 호이어 원내총무에게 연락한 결과 그와 통화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WSJ가 연락하기 전까지는 자신의 정보가 해킹돼 폭로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고 WSJ는 전했다.

해킹 소식을 전해 들은 의원들은 외국 정부들이 이러한 민감한 정보를 해로운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며 이는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휴대전화 번호가 공개된 애덤 시프(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관계 당국이 이번 사건을 끝까지 수사하고, 누가 배후에 있는지 밝혀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누가 미국 정치 과정에 개입하려고 했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구시퍼 2.0은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DCCC 헤킹으로 획득한 중요한 결과물을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는 지난달 해커에게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진 DNC 지도부 인사 7명의 이메일 1만9252건과 첨부파일 8034건을 웹사이트에 공개한 바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