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몇 년째 매출이 제자리걸음인 대기업 E사. 큰마음 먹고 신제품 개발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직원들은 의욕에 넘쳐 아이디어를 쏟아냈고, 회사도 괜찮다 싶은 아이디어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몇 달 후 결과는 영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신제품 개발로 목표 매출을 달성하기는커녕 본전도 못 찾게 생겼다.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오늘의 성공 스토리
끊임없이 신제품을 성공리에 내놓는 기업이 있다. 바로 혁신의 아이콘 P&G다. 그런데 P&G도 2000년대 초에는 혁신으로 인한 매출과 수익 목표 달성 비율이 15%에 불과했다.
P&G가 혁신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신 성장 공장(new-growth factory)`이 있었다. 신 성장 공장에서는 혁신의 종류를 나누고, 이 혁신이 공장과 같은 프로세스를 거쳐 나올 수 있게 한다. 즉 `혁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혁신 프로세스`를 거치는 것이다.
먼저 혁신 포트폴리오를 살펴보자. 주식 투자에서 위험을 줄이려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처럼 P&G도 혁신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혁신 활동은 파격 정도에 따라 종류가 네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유지형 혁신(Sustaining innovation)`. 기존 제품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의 세탁세제 세척력을 강화하거나 좀 더 좋은 맛의 치약을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는 `상업형 혁신(Commercial innovation)`. 기존 제품의 마케팅, 홍보 등을 바꾸는 활동이다. P&G는 2010년 동계 올림픽 당시 선수들의 어머니를 새롭게 조명하는 광고로 1억달러 매출을 올렸다. 세 번째는 `변화-유지형 혁신(Transformational-Sustaining innovation)`. 기존 상품의 개념과 용도를 새롭게 바꿔 보는 것을 의미한다.
2000년 P&G는 치약을 `미백`도 하는 제품으로 재정의한 크레스트 화이트스트립스(Crest Whitestrips)를 시장에 내놓아 큰 반향을 일으켰다. 네 번째는 `파괴형 혁신(Disruptive innovation)`. 기존 시장을 뒤흔드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활동을 뜻한다. 최초 제품인 일회용 종이걸레 `스위퍼`가 여기에 해당된다.
혁신 포트폴리오를 활용하면 기업이 현재 상황에서 어떤 혁신에 더 집중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다. 회사에 재정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면 유지형이나 상업형 혁신으로 기존 제품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좋다. 반면에 여유가 좀 있을 때는 변화-유지형이나 파괴형 혁신으로 더 파괴력 강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혁신 속도를 더해 나갈 수 있다.
이렇게 혁신의 종류를 나눈 다음에는 총 네 단계 혁신 프로세스를 따른다. 먼저 신제품 개발을 담당할 직원에게 혁신이 무엇인지, 어떻게 이뤄지는지 등 지식부터 전달한다. 직원에게 다양한 `아이디어 발상법`을 가르쳐서 쉽게 아이디어를 끄집어 낼 수 있게 한다. 다음 단계에서는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신성장 비즈니스 가이드`를 붙여 준다. 주로 창업가 출신 전문가가 가이드 역할을 담당한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가능성 있는 신제품 아이디어를 시장에서 테스트해 보도록 한다. 먼저 인터넷이나 백화점, 공원 등 작은 부스에서 고객 반응을 살폈다. 반응이 좋으면 대량 생산을 본격화할 계획을 세운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매뉴얼을 제작한다.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때 갖춰야 할 조건이나 과정 등을 모두 기록, 후임자가 배울 수 있게 한다.
P&G는 신 성장 공장을 10년 넘게 운영하면서 크레스트 화이트스트립스, 페브리즈, 올레이 프로엑스 등 다수의 혁신 제품을 만들어 냈다. 신제품 성공률도 세 배나 늘릴 수 있었다.
[오늘의 아이디어]
혁신 제품을 만들고 싶은데 결과가 좋지 않아 고민이라면 P&G처럼 `신 성장 공장`을 세워 보라. 성공률을 높이는 혁신 포트폴리오와 체계화한 혁신 프로세스를 활용, 끊임없이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정리=박은정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 제작본부 주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