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의 9월 금리인상설이 걱정되는 이유

미국의 9월 금리 인상설로 상승 랠리를 보이던 국내 주식시장이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 12일 유가증권시장지수(코스피)가 2050을 넘어서며 `박스피` 탈출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틀 연속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윌리엄 더들리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적절한 추가 금리 인상 시점에 점점 더 다가가고 있다”면서 “9월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올해 안에 적어도 한 번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거들었다. 특히 더들리 총재의 발언은 무게가 다르다. 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고정 멤버로서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최고점을 찍은 다우존스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약세를 보였다. 우리 증시도 마찬가지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20% 하락한 2043.75, 코스닥은 -0.74%가 빠지며 693.67을 각각 기록했다.

미국의 9월 금리 인상설은 너무 올라 버린 뉴욕 증시를 진정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있지만 우리에게 호재가 아닌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신흥 국가들은 핫머니 비중이 높아 해외 투자 자금이 빠른 속도로 이탈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는 곧 경기 위축과 투자 감소로 이어진다. 이 여파는 우리나라에 고스란히 전해져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한 것이 현실이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가계 빚도 문제다. 1230조원이 넘는 가계 빚은 금리가 오르면 직격탄을 맞는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로 내렸지만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도 따라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 빚은 금리가 오르면 소비를 위축시켜서 나라 경제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한다. 우리 입장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이래저래 부담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서너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 대내외 여건이 허락지 않아 예상은 빗나갔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미뤄지면서 우리는 시간을 번 셈이다. 우리 경제의 현안인 기업 구조조정과 산업구조 개편을 준비할 시간이 생긴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9월 금리 인상설이 제기되자 눈앞이 깜깜해진다. 하릴없이 시간만 흘려보낸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