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현재 우리나라 영화계에는 다양한 상영방식이 존재하지만 널리 쓰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상영방식의 영화가 발전할 수 있을까. 차세대 미래형 극장을 이끌어갈 기술은 무엇이며, 앞으로 한국영화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태도로 그것들을 받아들일 것인지 이야기 해봤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4D나 스크린엑스 제작자들은 이미 촬영된 영화 중에서 4Dㆍ스크린엑스로 표현하기 좋은 작품을 선택하는 입장이다. ‘해운대’ ‘암살’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같은 블록버스터를 다양한 포맷으로 변환시킴으로서 대중화되고 있다. CGV 4D PLEX 최병환 대표이사는 “영화가 잘 되면 다른 포맷을 보고자 하는 요구가 많아진다. 2D를 보고 만족한다면 4D나 스크린엑스로 반복구매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최대치의 수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영화를 다양한 매체로 노출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 형성, 즉 4D 전용극장의 확장도 중요한 문제다. 현재 CGV는 40개국에 260개의 4DX 상영관을 판매했다. 인프라가 확장되면 영화 제작자들도 4D를 하나의 포맷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기서 더 나아간다면 처음부터 2D가 아닌 작품에 어울리는 포맷을 생각하고 제작할 수 있다. 감독이 처음부터 기획을 할 때부터 효과를 생각하고 만들면 몰입감이 배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일본에서 영화 ‘주온’이 4D 전용으로만 상영됐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감독이 자신의 작품을 새로운 포맷으로 표현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4D를 생각하며 맞춤 영화를 만든 것이다.
다른 생각도 있다. 최근 ‘신촌좀비만화’와 ‘방안의 코끼리’와 같이 저예산의 3D 작품을 내놓고 있는 한국영화아카데미 KAFA의 유영식 원장은 “몇 년 교육하다보니까 상영방식 자체가 미학을 지배하지는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상영방식에 최적화된 장르가 확실히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 무성에서 유성으로 넘어가고, 흑백에서 칼라 넘어온 것처럼 상영방식의 변화는 영상의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포맷인 것이다”라며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이야기 했다.
이어 유 원장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포맷의 영화가 너무 적다. 일단 양이 많아야 질적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술력과 미학적 결합을 위해 전폭적인 지지와 실험이 필요하다. 업계에서 관심을 갖고 있지만 뒷짐을 지고 있다. 기술력과 창의력이 좋은 분들이 많기 때문에 발전하려면 공조를 해야 한다”라며 “현재 한국영화 상영방식이 흥행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기술을 놓아야 할까. 그만둔다면 앞으로 어떤 노하우도 가질 수 없을 것이다”라고 관심을 촉구했다.
이처럼 KAFA를 위시해 젊은 영화인들은 새로운 상영 방식에 도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KAFA는 꾸준히 3D 작품을 내놓고 있고, 스크린엑스 교육을 하고 있다. 특히 영화인 재교육과정 중 첨단 영상 부분을 담당하는 KAFA+NextD 첨단영상 과정을 통해 한국영화의 상영방식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는 시도에 불과하지만 도전하고 있기에 한국 영화 상영방식의 미래는 밝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극단적으로 봤을 때, 미래에는 3Dㆍ4Dㆍ스크린엑스 중 어느 하나가 없어질 수도 있으며, 더 새로운 포맷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하드코어 헨리’는 1인칭 슈팅 게임처럼 만들어 졌는데, 다른 포맷보다 VR이 가장 어울리는 영화다.
KAFA의 유영식 원장 역시 VR 교육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있다. 그는 “NextD 일환으로 3D와 함께 VR도 올해부터 교육을 시작한다. VR은 벌써 게임 쪽에서는 들어왔지만 아직까지 영화적인 콘텐츠로 제대로 만들어진 적이 없다. VR을 1인 매체로 볼 수 있는데, 새로운 매체를 영화로 끌어들여 교육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 노철환 겸임교수는 미래의 영화관 포맷으로 3Dㆍ4D보다 VR의 미래가 밝다고 보았다. 노 교수는 "3D나 스크린엑스는 아직 투자하는 단계다. 우리나라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기에 전 세계에 팔 수 있는 시장형성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제작 측면에서 우리가 세계를 선도하기엔 자본도 부족하고 외국에서 받아들일 가능성도 낮다. 반대로 잘 된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게다가 현재 VR이라는 포맷이 나온 상태이기 때문에 3D와 4D가 대중화 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대신 4D는 VR로 연결될 확률이 높다. 둘이 연결된다면 실감 나는 장면이 만들어진다. VR은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가장 가능성이 있는 포맷을 꼽자면 VR일 것이다”고 전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