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 뷰노코리아 이사
뷰노코리아는 AI기반 진단 솔루션을 개발했다. AI 스타트업 입장에서 IBM과 같은 큰 기업과 제품이 살아남아야 동반성장이 가능하다. IBM 왓슨은 기술적 측면에서 텍스트 데이터, 즉 논문으로 진단정보를 제공한다. 우리는 영상 기반 데이터를 주로 다룬다. 엑스레이 등 영상정보를 분석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진단명을 제공한다. 또 의사가 미처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 병변까지 알려준다.
병원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인력 부족이다. 의사 중에서도 충분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적다. 또 지역, 부서, 상황에 따라 차이도 크다. 개발한 영상 진단 솔루션은 부족한 인력 상황에서 평준화를 구현하는 것을 돕는다. 또 의사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도록 진단 보조 역할을 한다. 진단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데이터 확보가 필수다.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과 협력해 데이터를 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폐질환에 대한 엑스레이 기반 진단 보조 기술이 탄생했다. 산업에는 다양한 전문가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 전문가가 해당 분야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AI는 전문가가 가장 잘하는 영역에서 더 빛을 발하도록 귀찮은 일을 대신한다고 보면 된다. 구글이나 세계 유명 대학교에서도 AI를 활용한 의료영상 판독은 5년 내 모두 가능해 질것으로 전망한다. 중요한 것은 AI가 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소홀사거나 집중하기 어려운 분야를 대신해 주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AI 스타트업은 소홀하거나 귀찮은 영역이 무엇인지, 기술적으로 적용이 가능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석균 소프트센 전무
최근 병원 솔루션 업계 숙원이던 전자의무기록(EMR) 외부 보관이 허용됐다. 그동안 의료정보는 병원 내부에서만 저장, 보관, 관리됐다.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의료정보도 클라우드와 같은 외부 공간에 저장 가능하다. 의료정보가 여전히 병원 내부에서만 머물러야 했다면 왓슨과 같은 AI 적용도 무의미하다. 데이터 확보가 필수인 AI 분야에서 산업 활성화 기틀이 마련됐다.
미국 엠디앤더슨에서는 인턴, 레지던트 교육에 왓슨을 활용한다. IBM과 엠디앤더슨 교수가 협엄해 왓슨을 교육시킨다. 이 결과물을 활용해 다시 학생들을 가르친다. 제약업체 MSD는 왓슨을 이용해 5개 주요 암을 판별하는 수준을 높였다. 이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빅데이터다. 데이터는 지식 수집과 저장에 중요하다. 의사가 아무리 기억력이 좋다 해도 그것에 의존하기 보다는 보유한 데이터로 판단하는 게 낫다.
우리나라도 AI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기 위해서는 양식이 통일돼야 한다. 의료정보 표준화가 안 돼 한 곳에 모아두더라도 분석이 어렵다. 의료정보화 관련 국제 표준을 따르는 곳도 적다. 이런 부분이 약하게 되면 머신러닝 의미와 효과가 떨어진다.
IBM 왓슨은 블루믹스라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다. 상당히 보수적인 의료 분야에서 클라우드 기반 AI 기술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 클라우드센터 보안 수준은 웬만한 중소병원 내부 전산시스템보다 높다. 보안 이슈를 넘어 AI 활용모델을 찾아야 한다. 현재 정부에서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개발하면 수출을 적극 지원한다. 왓슨 API를 활용해 개발하는 SW는 클라우드로 돌아간다. 적절히 활용할 경우 AI 기반 SaaS 솔루션을 개발하게 된다. 왓슨 기반 최신 의료기술을 개발해 수출까지 하는 국산 솔루션이 나오길 기대한다.
◇이민호 경북대 교수
1980년대 후반부터 딥러닝이라는 기술이 전문가들 사이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IBM 왓슨이 미국 퀴즈쇼에서 우승한 2011년까지도 국내에서 큰 반향은 없었다. 올해 알파고가 사람과 바둑대결에서 승리해 큰 주목을 받으면서 왓슨도 유명해 졌다. 왓슨은 지식 기반 인공지능이다. 데이터를 찾고 분석·지식화 한다. 현대 AI는 영상, 음성 등 인식분야가 중요하다. 음성 인식은 어느 정도 가능한데 영상은 잘 안 된다. 즉 언어 관련 문제는 추론까지 가능할 정도인데, 영상은 이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의사결정 지원 분야도 상당히 중요하다. 왓슨은 헬스케어 부문에 적용돼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환자 정보를 분석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진단명을 제공한다. 의사에게는 훌륭한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이 된다. 헬스케어를 떠나 다른 산업군에서 어떤 수준까지 의사결정을 지원할지 궁금하다. 현재 정부는 사물인터넷(IoT)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기 간 연결로 다양한 정보가 생성될 것인데, AI가 적용된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 홈,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팜 등 다양한 IoT 사업 과정에서 AI가 응용될 부분은 어디인지, 어떤 기준으로 적용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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