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개발, 부품산업도 동반 기지개

전 세계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관련 부품 업계에도 활기가 넘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에 필요한 각종 센서·카메라·컴퓨팅·소프트웨어(SW) 수요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수준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같은 부품이라도 안정성이 더 뛰어나고 부가가치가 더 높은 부품이 사용된다. 게다가 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가 점차 늘어나고, M&A까지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정부에서도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자율주행 자동차 부품 개발과 국산화를 위한 국책과제를 쏟아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자율주행 자동차 부품 업계의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관련 M&A와 정부 주도 대형 프로젝트도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자율주행 관련 부품업체 만도는 지난 상반기에 매출이 전년 대비 8.3%가량 증가한 2조8063억원을 거뒀다.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더욱 가파르게 늘렸다. 2014년 R&D에 779억원을 투자한 만도는 지난해 2596억원으로 3배 이상 늘렸으며, 지난 2분기만 해도 전년 투자액의 절반이 넘는 1391억원을 투자했다. 매출대비 R&D 비중은 4.96%으로, 글로벌 자동차·부품 회사 수준에 달했다.

만도는 레이더 센서를 이용해 차간 거리를 유지하는 스마트크루즈컨트롤 시스템, 측후방 레이더를 통해 차량 측면과 후방 사각지대를 감시하는 시스템 등 자율주행에 활용되는 부품 시스템을 양산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자동차 부품업계에서 일어난 M&A 규모는 총 744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0년간 연간 평균 177억달러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자율주행 부문에서 더 큰 기술력이 필요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또한 자동차 관련 투자자들이 이와 관련 부품과 기술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피아트크라이슬러 그룹의 부품업체인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부품업계에 큰 파란을 일으켰다. 마렐리 인수가 타결되지 않더라도 스마트카 전장 사업의 원활한 진출을 위해서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부품업체를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완성차 업체들의 자율주행 자동차 전략 발표에서도 부품의 중요성은 부각되고 있다. BMW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양산키로 하면서 인텔, 모빌아이 등 반도체·비전 업체와 손을 잡았다.

인텔은 BMW, 모빌아이와 손잡고 2021년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를 공동 개발키로 합의했다.
인텔은 BMW, 모빌아이와 손잡고 2021년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를 공동 개발키로 합의했다.

또한 정부가 자율주행 관련 대형 국책 프로젝트를 진행키로 하면서 부품업계에 희색이 돌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하고 시험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고 개발하는 데 프로젝트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5년간 총 사업비 1455억원 규모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자동차 전용도로 자율주행 핵심기술 개발 사업`은 레이다·영상 기반 주행인지 모듈 개발을 비롯한 10대 부품·시스템 개발 사업이 핵심이다.

국가전략프로젝트 역시 국내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영상처리, 통신 등 고성장이 예상되는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기술을 2021년 확보하는 것을 포함해 핵심 부품 개발이 주요 항목으로 포함됐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외산 부품으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고부가가치 핵심 기술은 모두 해외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라며 “국내 산업이 자율주행 자동차가 창출할 시장을 통해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품 산업 성장이 절실하고 이에 공감한 정부가 R&D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