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기술(IT) 산업 환경이 모바일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구글의 영향력도 점차 확대됐다. 모바일 운용체계(OS) 안드로이드가 핵심이다. 국내 스마트폰 OS 점유율은 80% 수준이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 및 LG전자 등 제조업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업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국내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앱 마켓에서 구글과 애플의 콘텐츠 매출 비중은 각각 51.4%, 33.4%를 기록했다.
구글이 인수한 유튜브는 국내 동영상 플랫폼 1위로 자리매김했다. 트래픽이 지속 상승한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유튜브 모바일 앱 평균 체류 시간은 6월 기준 507분이다. 1년 전 379분에서 크게 증가했다. 네이버(265분), 카카오(105분)보다 앞선다. 유튜브 앱 월간 이용자도 2014년 6월 1763만명에서 올해 6월 2077만명으로 증가했다. 검색 영역에서만 토종 서비스 네이버의 견고한 점유율에 밀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다.
지난해 5월 스타트업 지원 기관 `구글캠퍼스 서울`을 설립, 국내 창업 생태계에도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다. 1년 동안 120억원이 넘는 투자가 이뤄졌다. 450개 이상 창업 관련 행사가 열려 2만명이 넘는 창업가가 방문했다. 국내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에 도움을 준다는 점을 강조한다.
개별 산업뿐만 아니라 전체 IT 산업과 정책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3월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바둑기사 이세돌 9단 대국을 개최했다. 알파고는 예상을 뒤엎고 4대 1로 승리, 한국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위한 AI 기술 개발과 전략 수립에 경종을 울렸다.
지난 6월에는 정부를 상대로 구글이 지도 서비스를 위해 지도 데이터를 국외로 반출하게 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다. 반대 측 입장에서는 조세 회피, 개인정보 관리 및 보호, 국내 공간산업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에 서버를 둬야 한다고 비판한다. 구글은 지도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려면 지도 데이터의 반출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관광산업 활성화,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등에 긍정 영향을 미친다며 맞선다. 정부 수용 여부는 24일 결정된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