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한국시장에 전기차 판매를 시작했다.
우주 개발·진공 튜브 이동체 상용화·세계 최대 태양광발전소 등 벌이는 일 하나하나가 세계를 놀라게 만드는 엘론 머스크 CEO가 한국 전기차 시장 반응을 한차례 떠본 뒤 4개월 만에 본격적 마케팅에 들어갔다.
혁신 아이디어를 담은 제품에 한국 소비자도 열광한다. 테슬라 전기차도 그동안 팔지 않아 타고 싶어도 못 탔던 소비자가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테슬라가 지난주 예약 계약과 시승 신청을 위해 오픈한 한국 홈페이지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소비자에게 명확한 정보 전달이 필수인 공식사이트에 한글 오류와 맞춤법을 지키지 않은 단어가 부지기수였다. 이렇게 해서 작성된 계약이 과연 법적으로 효력이 있을까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테슬라가 얼마나 한국시장을 조사하고, 준비했는지 묻지 않더라도 한국인이 가장 민감해하는 지도상 동해 표기를 `일본해`로 버젓이 걸어놓았다. 한술 더 떠 독도를 일본식 표기인 `竹島`도 아닌, 한글로 `죽도`로 표시해 놓았다.
한국 판매가격, 최종 구매자 인도 시기, 전달 방법 등을 명확하게 하지 않은 것도 소비자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다.
테슬라가 세계 전기차 분야에서 갖는 상징성과 관심의 크기는 충분히 안다. 혁신 아이디어와 상품성이 우리 전기차 산업에 자극제가 되고, 같은 분야 경쟁 유발 요인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반기고 환영할 일이다.
그래도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겠다는 현지 소비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 한다. 현지화가 중요하다는 점은 요즘 글로벌 기업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혁신 제품은 언제나 소비자를 흥분시킨다. 테슬라 전기차도 많은 한국인에게 그런 존재임이 틀림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혁신이 모든 것을 채워주진 않는다. 시장엔 심리라는게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