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더 이상 `공상`이 아니게 됐다. 항공, 우주 분야 미 대기업 에어버스그룹은 최근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 시제품을 내년 말까지 개발해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에어버스는 `바하나(Vahana)`라는 프로젝트로 이 일에 도전하고 있다. `바하나`는 인도에서 따온 말로 `신의 탈 것`이란 뜻이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올 5월 실리콘밸리에 `A³`라는 조직을 만들어 이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산업의 틀을 파괴하고 흔드는 엄청난 일을 벌이는 `문샷` 조직이다. 최고경영자(CEO)는 구글에서 첨단기술 개발 프로젝트(ATAP)를 이끌었던 폴 에레멘코(Paul Eremenko)다.
에레멘코는 “배터리를 비롯해 모터, 항공전자 같은 기술이 필요한 데 이미 이들은 어느 정도 갖춰졌다”며 “하지만 믿을 만한 센서 기술과 장애물 회피 기술 같은 것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A³`는 개인 승객용(택시)과 화물 수송용 두 종류로 나눠 나는 자동차 플랫폼을 개발중이다. `A³서 이 프로젝트를 관할하는 로딘 라이어소프(Rodin Lyasoff)는 “도시 교통을 혁명적으로 바꿀 이 제품이 시장에 나오려면 10년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기술 개발과 함께 정부 규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에어버스 관계자는 “당국이 소형 무인 드론에만 신경쓰고 나는 자동차 같은 건 손도 못대고 있다”며 “아직 도시 간 드론 비행도 세계적으로 허용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에어버스가 나는 차를 고안한 건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하면서 교통 체증과 소음이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인구 60% 정도가 도시에서 살고 있는데, 1950년대와 비교하면 10% 이상 늘어난 것이다. 도시화 비중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전망이다.
에어버스는 정부 규정에 부합하는 첨단 드론 개발 프로젝트인 `스카이웨이스(Skyways)`를 헬리콥터 부문에서 추진하고 있다. 올 초 `에어버스 헬리콥터`와 싱가포르 민간항공협회(CAAS)는 양해각서를 교환, 에어버스가 만든 드론으로 내년 중반 싱가포르에서 소포 운행 시험 비행을 하기로 합의했다. 이밖에 에어버스는 `시티에어버스(CityAirbus)`라는 날으는 버스 개발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이 버스는 헬리콥터보다 드론을 더 닮았다. `스카이웨이`와 `바하나` 프로젝트에서 획득한 자동차 기술은 `에어버스` 자동 플랫폼 개발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에어버스 관계자는 “나는 자동차 개발에 도전하는 곳은 우리만이 아니다”며 “ PAL-V를 비롯해 스카이카, 아에로모빌3.0, 매버릭 LSA, 아이콘A5, 스위치블레이드, 릴리엄 젯, 스카이러너, 테라푸기아 TF-X, 볼로콥터 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