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R&D 리더]<8>김범준 중앙대의료원 의생명연구원장

“중앙대의료원 의생명 연구는 바이오·의료기기 기업 성장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중앙대의료원에서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김범준 의생명연구원장 말이다. 기업 후원을 받아, 기업과 협력해, 결국 기업과 경쟁하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중앙대의료원 R&D 취지다. 통상 대형 병원은 R&D를 수익 확보 차원으로 활용한다.

[메디컬 R&D 리더]<8>김범준 중앙대의료원 의생명연구원장

주력 연구 분야는 미용·건강기능 제품이다. 의료기기, 화장품, 생활용품도 의생명 연구 영역이다.

김 원장은 “10년 이상 투자하는 장기 R&D는 대형 병원이 한다”며 “중앙대병원은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의료바이오 제품 대상 단기 R&D로 기업 경쟁력 제고를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부설연구소에서 하지 못하는 임상연구를 담당한다.

루트로닉 체형 보정기 `앤커브` 제품이 중앙대의료원 R&D로 개발된 제품이다. 중앙대의료원과 루트로닉은 공동으로 체형 교정 테스트를 진행, 최적화된 제품을 만들었다. 외산 장비보다 성능도 높였다. 클래시스 냉동지방분해기도 공동 개발했다. 이 제품은 다수 국가에 수출됐다. 대만 시장 점유율 1위다. 국내 사용 중인 보톡스 제품도 대부분 중앙대의료원 R&D를 거쳤다.

선진 기술을 의료바이오기업에 제안하기도 한다.

김 원장은 “해외 학회에 참석해 국내 적용 가능한 첨단 기술을 기업에게 제안한다”며 “한미약품, 아모레퍼시픽 등이 출시한 필러 제품 상당수가 중앙대의료원 제안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메디컬 R&D 리더]<8>김범준 중앙대의료원 의생명연구원장

중앙대와도 의료바이오 R&D 협력체계를 갖췄다. R&D 주제가 정해지면 의대는 물론, 공과대, 자연대, 약대 등 교수와 연구 내용을 공유한다. 학교 산학협력단을 통해 관련 교수에게 R&D를 의뢰한다. 기업과 해당 교수팀은 연구를 진행한다.

김 원장은 “제품 개발과 성능 개선으로 올린 매출은 고스란히 기업이 갖는다”며 “의료원은 어떤 로열티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의료원 산학협력단 내 기술지주회사 설립 방안도 아직은 검토 중이다.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 R&D 경험을 풍부하게 쌓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김 원장은 “기업은 영업이익률 1% 올리는 것도 힘들어 한다”며 “기업을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중앙대의료원 의생명연구원은 1995년 중앙대 용산병원 임상의학연구소로 출발했다. 기초연구와 첨단의학 임상적용을 지원을 목표로 한다. `펩타이드 DEFB124를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면역증강 및 암 예방, 치료용 약학적 조성물` 등 다수 특허를 보유했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